"1일 17시간 노동"…'크로스'·'미스티’, 특별근로감독 촉구

by김윤지 기자
2018.02.28 11:11:22

‘크로스’, ‘미스티’, ‘라디오 로맨스’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막돼먹은영애씨’ 53시간 촬영후 졸음운전”, “과로로 건강이상이 생겨도 쉬는 날이 없어 병원에 못가고, 가더라도 산재처리 안 해줌”.

드라마 업계 종사자 대다수가 하루 2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안전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TF는 KBS2 월화 미니시리즈 ‘라디오 로맨스’, JTBC 토일 미니시리즈 ‘미스티’, OCN 월화 미니시리즈 ‘그남자 오수’, tvN 월화 미니시리즈 ‘크로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할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청년유니온,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로 구성된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TF는 지난해 12월 tvN ‘화유기’ 사태 이후 지난 1월26일부터 2월 14일까지 드라마 제작 종사자를 대상으로 제보 센터를 운영한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113명은 1일 기준 평균 19.65시간을 근무하고 있으며, 근무일은 24.85일에 달했다. 특히 60.9%는 1일 기준 근무 시간이 20시간 이상 24시간 미만에 달하는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중 임금을 상품권으로 받거나(2건), 현물(2건), 혹은 아예 지급되지 않은 사례도 9건에 달했다.

안전 문제도 심각했다. 응답자 72.6%가 안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61.9%는 촬영 중 부상 경험이 있었다. 부상에 대해 치료비 전액을 제작사 혹은 방송사가 부담한 비율은 16.7%밖에 되지 않았다.



이중 다수 제보가 공통적으로 접수된 ‘라디오 로맨스’, ‘미스티’, ‘그남자 오수’, ‘크로스’와 관련해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서울노동청)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한다. ‘미스티’의 1일 평균 근무시간은 17시간 17분, ‘라디오로맨스’는 17시간 23분, ‘그남자 오수’는 19시간, ‘크로스’는 19시간 등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TF팀은 제보자 신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례는 공개하지 않았다. 청년유니온 측은 “가장 많이 접수된 제보는 레카 촬영과 세트장 먼지”라면서 “특히 자동차 촬영을 찍을 때 진행하는 레카 촬영은 안전장비 세팅에만 1시간이 걸리는데 상당수가 리어카에 (안전장비 없이)자동차만 놓고 맨몸으로 촬영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정기 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제보 받은 내역은 장시간 노동과 안전 문제다.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면서 “제작일비와 제작비 산출 내역서 확보가 중요하다. 주2회 편성이란 출혈 경쟁 시스템, 사전집필 없는 ‘쪽대본’, 주연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가 지금 사태를 만들었다. 메인 PD 개인의 노력이나 방송사 차원에서 해결이 어렵다. 방통위가 의지를 가지고 방송사와 제작사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