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노장 트리오'의 연습경기에 주목하는 이유
by정철우 기자
2010.02.17 12:14:06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프로야구에서 2월은 연습 경기의 기간이다. 팀내 청백전은 물론 한국,일본 팀들과 연습경기가 줄을 잇는다.
2007년 SK가 거의 매일 같이 반복된 연습 경기를 통해 강팀으로 거듭난 뒤 전반적으로 연습경기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전까지 연습경기는 비주전급 선수들의 무대로 여겨졌다. 주전들은 페이스를 시즌 개막에 맞춰두고 천천히 준비하는 것이 트랜드였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팀별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거센 세대교체의 물결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제 연습경기는 주전을 확보하기 위한 평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때문에 모든 선수들에게 중요한 무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연습경기가 보다 특별한 선수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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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한화)과 이종범(KIA), 그리고 양준혁(삼성)으로 이어지는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 노장 3인방이 그렇다.
매년 마지막을 생각해야 할 나이다. 실제로 은퇴 위기에 몰렸던 적도 있다. 연습 경기를 통해 감독의 눈에 건재를 확인시켜야 한다. 장담할 수 있는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출발선부터 전력질주가 최선이다.
구대성은 자신은 물론, 팀의 운명까지 손에 쥔 채 연습경기에 나서게 된다. 구대성에게 주어진 임무는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의 미국행으로 공백이 생긴 한화의 뒷문을 책임져야 한다. 지난해 9월 한달동안 1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부활 신호가 감지된 것이 호재다.
연습경기는 바뀐 투구폼이 어느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다.
지난 2008년 무릎 수술을 받은 구대성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구시 뒤고 몸을 비트는 각도를 줄였다. 무릎에 가해진 하중을 줄이는 대신 스피드는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종범은 한층 치열해진 외야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KIA 외야엔 기존의 이용규 김원섭, 여기에 2009 한국시리즈 MVP 나지완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부상으로 빠진 채종범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보다 나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페이스는 매우 좋은 편이다. 홍백전에서 연일 안타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처음부터 너무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시즌에 들어가서 고전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던 그다. 그러나 이제 그런 여유를 보일 여건이 아니다. 이종범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피치를 올리고 있다.
양준혁은 대표적인 슬로우 스타터였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서두르지 않는 스타일로 지금의 양준혁을 만들어왔다. 캠프나 시범경기서 타격감이 좋아지면 오히려 반가워하지 않았던 그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일찌감치 "캠프 초반부터 전력 스타트"를 선언한 상황이다.
그 역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조치다. 배려를 기다리지 않고 실력으로 자리를 지켜내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당한 허벅지 부상이 아직 완전치는 않은 상황. 러닝과 수비는 아직 조심스럽다. 그러나 타격에는 지장이 없는 만큼 감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