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014]'골넣는 수비수' 실바-루이스, 브라질 축구 최종병기
by이석무 기자
2014.07.05 09:55:08
| 브라질 대표팀 수비수 티아구 실바가 브라질월드컵 8강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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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대표팀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가 콜롬비아와의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전 쐐기골을 터뜨린 뒤 무릎을 꿇고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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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브라질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삼바축구’ 브라질의 최대 강점은 바로 강력한 센터백 듀오다. 콜롬비아와의 브라질월드컵 8강전은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인정받는 티아구 실바와 다비드 루이스(이상 파리 생제르맹)의 진가를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실바와 루이스는 5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나란히 선제골과 쐐기골을 터뜨려 브라질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최후방 수비를 책임지는 센터백이지만 이들의 득점 본능은 쟁쟁한 공격수들보다도 훨씬 나았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둘의 능력은 단연 돋보였다.
‘삼바군단’의 주장을 맡고 있는 실바는 전반 7분 네이마르가 올려준 코너킥을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킥이 양 팀 선수의 머리를 지나가면서 뒷 쪽에 있던 실바에게 넘어왔고 그의 발끝에서 골로 연결지어졌다. 경기 초반 콜롬비아의 기세를 꺾는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루이스도 득점에 빠지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과감한 공격 가담과 헤딩으로 상대 수비를 위협한 루이스는 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환상적인 직접 무회전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이번 대회에서 손꼽히는 득점 명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강력한 킥력과 테크닉을 갖춰 평소에도 세트피스 키커로 심심치 않게 나서는 루이스는 이 득점으로 브라질의 4강 진출에 쐐기를 박았다.
사실 실바와 루이스가 단순히 득점을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억울할 수 있다. 본업인 수비에서도 둘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킨 콜롬비아 공격진을 꽁꽁 틀어막았다. 후반 35분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토론토FC)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하기 전까지 둘은 완벽한 수비로 콜롬비아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막아냈다.
실바는 수비의 리더 답게 전체적인 위치 선정과 역할 조율을 훌륭히 이끌었다. 팀의 감독은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였지만 그라운드 안에서의 감독은 실바였다. 루이스는 190cm에 육박하는 큰 키와 당당한 체격을 앞세워 강력한 대인방어로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 등 콜롬비아 공격수들을 저지했다. 심지어 공을 상대 진영으로 끌고 가는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맡는 등 못하는 것 없는 ‘팔방미인’다운 활약을 펼쳤다.
현지언론에서도 둘의 활약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루이스에게 양 팀 최고인 평점 9점을 줬고 실바에게 두 번째로 높은 8점을 매겼다. 영국 축구통계전문 웹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실바에게 양 팀 최고점인 8.4점을 줬고 루이스에게 두 번째로 높은 8.1점을 선물했다.
하지만 옥에 티도 있었다. 후반 19분 실바가 콜롬비아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의 골킥을 앞에서 저지하려다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은 것. 앞선 경기에서 이미 경고 1장을 받았던 실바로선 쓸데없는 파울 때문에 4강전에 나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