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송지훈 기자
2009.06.03 12:46:48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축구 대표 팀이 3일 새벽(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와슬 스타디움에서 치른 오만과의 평가전(0-0무)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기였다.
한국은 상대 수비 라인의 선방과 페널티킥 실축 등으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0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중동축구 스타일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발탁됐거나 A매치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멤버들이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높인 점 또한 수확으로 꼽을 만하다.
이날 경기에는 총 23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중에는 김창수(부산), 김형일(포항), 김근환(요코하마 마리노스), 이강진(부산/이상 DF), 유병수(인천), 배기종(수원), 양동현(부산/이상 FW) 등 A매치 출전 경력 3회 이하의 신인급 선수들도 포함됐다.
특히 후반전에 박지성(맨체스터 Utd.) 대신 투입된 배기종, 박주영(AS모나코) 대신 출전한 유병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배기종은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 능력이 돋보였다. 투입되자마자 오만의 수비지역 왼쪽을 파고들어 슈팅까지 연결하는 등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후반39분에는 돌파를 시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내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제공했다.
유병수의 공격력 또한 빛났다. 후반 27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헤딩 슈팅으로 연결한 장면은 올 시즌 K리그 신인왕 1순위로 손꼽히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줬다. 오만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향한 회심의 슈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상대 골키퍼 알 하브시(볼튼)의 선방에 막혀 골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이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돋보인 플레이 중 하나였다.
체격조건이 뛰어난 상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벌이며 공중 볼을 다툰 김근환과 양동현, 후반26분 얻은 세트피스 찬스 때 공격에 가담해 날카로운 헤딩슈팅을 선보인 이강진, 후반전 한국 수비진의 중심축으로 활약한 김형일 등도 가능성을 보여준 재목들이다.
아울러 신인급은 아니지만 오랜 야인 생활을 거쳐 3년 10개월만에 다시 A매치에 모습을 드러낸 최태욱 또한 근래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청용(서울)과 주전을 다툴 만한 날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