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MBC연예대상 '개그야' 출연진의 호소

by김은구 기자
2008.12.30 02:22:40

▲ 2008 MBC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시트콤 부문 남녀 우수상을 차지한 '개그야'의 추대엽과 류경진(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2008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수상을 한 ‘개그야’ 출연진들은 공개코미디프로그램 ‘개그야’에 대한 사랑과 지원을 호소했다.

이날 코미디, 시트콤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한 추대엽은 “‘개그야’ 개그맨들은 ‘위기가 기회’라는 신념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가진 것에 비해 못누리고 있다. 기회를 달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부문 여자 신인상의 성은채는 “공개코미디가 너무 어려운데 매주 토요일 밤 11시50분에 ‘개그야’ 많은 시청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자 신인상의 황제성은 “병상에 계신 배삼룡 선생님, 제 아버지는 당신을 보고 웃었지만 당신의 아들, 딸들이 저를 보고 웃게 해드리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직접 ‘기회를 달라’는 말은 아니었지만 대선배인 배삼룡의 아들, 딸이 코미디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도 포함한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의 호소는 그만큼 ‘개그야’가 현재 처한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개그야’는 지난 가을 개편으로 토요일 오후 11시50분으로 이동했다.

토요일 밤 늦은 시간이면 공개코미디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층인 젊은 층들은 TV 앞을 떠나 있을 때이고, 어린이 시청자들은 잠이 들었을 시간이다. 굳이 ‘개그야’를 보기 위해 기다린다고 해도 한주간 쌓인 피로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잠들기 십상인 시간대다.

그런 시간대이니 ‘개그야’ 출연진은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개코미디프로그램 출연진은 1주일 내내 코너를 짜고 연습을 해서 내놓기 때문에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만큼 출연진에게 ‘개그야’는 소중한 프로그램이지만 현재 시간대에서는 시청자들이 봐주기를 바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면서 ‘개그야’, 그 출연진은 존립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시청자들이 봐주지 않는 코미디프로그램을 방송사에서, 더구나 ‘저비용 고효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상 수상자 강호동을 비롯해 ‘PD가 뽑은 최고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무한도전’의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MC 이혁재 등 수상자와 시상자, 참석자 중 적잖은 인원이 개그맨 출신이고 코미디프로그램에서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점을 감안하면 ‘개그야’의 존재 가치는 분명히 있다.

향후 예능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신인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개그야’와 그 출연진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2006년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총 14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던 ‘개그야’ 출연진은 지난해 6명에서 올해는 한명 더 줄어 코미디, 시트콤 부문 여자 우수상 류경진과 여자 신인상 공동 수상자 천수정까지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은 적잖은 부문에서 공동수상자를 냈기에 ‘개그야’ 출연진의 소외감은 더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