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 조용필 50주년 특집…박미선 내레이션

by김윤지 기자
2018.07.23 09:49:55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스페셜’이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조용필과 그의 50년 음악 인생을 함께한 팬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마워요 조용필’을 방송한다.

23일 오후 11시 10분 방송하는 ‘MBC스페셜’에선 조용필의 곁에는 음악 인생 50년을 함께 해온 팬들이 있다. 1980년, 조용필은 최초의 ‘오빠 부대’를 만들었다. ‘기도하는~’이 울려 퍼지면 ‘꺄악!’하는 함성소리가 자동반사적으로 나왔고, 조용필이 있는 곳에는 소녀들의 환호가 뒤따랐다. 5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버린 현재에도 조용필 팬카페는 아이돌 팬카페를 제치고 랭킹에 올라와 있고, 여전히 공연 티켓팅은 어렵다. 40년 넘도록 ‘오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는 팬들이다.

조용필의 50주년 서울 콘서트 날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에도 오전부터 그의 집 앞은 소녀팬들로 가득했다. 소녀 시절처럼 발을 동동 구르며 오빠의 집 앞에서 우산을 쓰고 기다리던 팬들은 오빠의 차가 등장하자 차를 향해 다가갔다. 팬들의 걱정에도 조용필은 콘서트 내내 비를 맞으며 노래를 열창했다. 폭우에도 우비를 쓴 채 공연을 즐기는 팬들과 그런 팬들에게 미안함과 함께 고마움을 전하며 조용필이었다.

80년대 조용필의 등장 이후 그의 주변에는 항상 팬들이 있었다. 잠깐이라도 조용필을 보기 위해서 팬들은 몇 시간이고 그의 집 앞에서 기다렸고, 긴 기다림 끝에 오빠를 만났던 적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조용필을 보기 위해 집 앞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렸던 소녀 팬들은 아직도 그때를 회상하며 웃음을 짓곤 한다. 그 당시 화장실 간 새에 오빠를 놓칠까 봐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갔다고.

이국호 씨는 80년대 길가에서 흘러나오는 ‘창 밖의 여자’를 부르는 조용필의 목소리에 반한 후,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조용필에게 푹 빠져있다. 그녀의 건배사는 항상 “나는 그대를 사랑해! 조용필!”, 가장 아끼는 보물은 ‘용필 오빠 생가에서 가져온 기왓장’. 2006년, 큰아들의 결혼식 전날에도 이국호 씨의 용필 오빠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결혼식 전날, 조용필의 38주년 콘서트를 포기하려 했던 그녀는 콘서트 시간이 다가올수록 머릿속은 온통 용필 오빠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 길로 열 일 제쳐두고 콘서트장으로 달려간 이국호 씨. 하지만 ‘오프닝만 보고 오자’라는 결심에도 공연이 시작되자 앙코르 공연, 뒤풀이까지 즐기고 들어온 그녀의 못 말리는 조용필 사랑을 들어본다.

‘형님!’, ‘오빠!’ 각자의 호칭을 외치며 조용필에게 열광하는 부부가 있다. 신미경?김기태 부부는 ‘조용필 팬’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신미경 씨는 조용필의 노래만 들으면 화가 풀릴 정도로 조용필의 열혈 팬이다. 그런데 본인이 남편보다 조용필을 더 좋아한다고 자부하던 신미경 씨를 두 손 두 발 다 들게 한 사건이 있었다.



2013년 조용필의 19집 발매 당시, 아내 몰래 줄을 서서 1등으로 한정판 싸인 CD를 구매한 김기태 씨. 자신 몰래 밤을 새우면서까지 1번으로 CD를 쟁취한 남편에게 신미경 씨는 존경심을 표했다. 부부는 당시 번호표와 CD를 가보처럼 간직하고 있다. 조용필에 대한 무한사랑을 뽐내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2남 2녀 중 셋째였던 김명자 씨는 중학교 시절 여동생을 떠나 보냈다. 당시 용필 오빠의 노래로 위로를 받은 그녀는 그때부터 조용필을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형제들을 한 명씩 떠나 보낸 명자 씨는 슬플 때마다 조용필의 노래로 그 시련을 견뎌냈다. 가족들을 떠나 보낼 때마다 한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던 용필 오빠는 이제 명자 씨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조용필에게 오히려 명자 씨는 본인이 더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한다.

‘다시는 생각을 말자~ 생각을 말자고~’.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를 부르며 과거의 첫사랑을 회상하는 소설가가 있다. 과거 시절, 사랑의 상처를 치유 받았던 소설가 지요하 씨도 조용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는 청년 시절 첫사랑과 헤어진 후 실연의 아픔을 조용필 노래로 달랬다고 한다. 1980년대, 엄혹한 정권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첫사랑과 이별을 맞이했던 문학청년. 그 당시에 흘러나오던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로 큰 위로를 받은 그는 70세가 된 지금도 가사를 다 기억할 정도로 노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오랫동안 그의 자취를 따라 온 팬들은 반 세기 동안 그 자리에 있어준 조용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방황했던 시절 그의 노래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인생의 시련에서 힘을 얻기도 했던 팬들에게 ‘조용필’은 인생 그 자체다.

개그우먼 박미선이 내레이션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