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 조우리 마을 주민들의 캐릭터 열전

by유준하 기자
2023.05.22 09:25:24

사진=JTBC
[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나쁜엄마’가 다채로운 캐릭터 열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측은 22일, 유쾌하고 훈훈한 케미스트리가 빛난 조우리 패밀리의 스틸 컷을 공개했다. 영순(라미란 분), 강호(이도현 분) 모자를 비롯해 미주(안은진 분)와 삼식(유인수 분)의 가족 등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조우리 마을 주민들은 극에 또 다른 재미를 불어넣으며 하드캐리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영순은 거듭된 불행에 삶을 포기하려 했지만, 두 발로 일어선 강호를 보며 다시 악착같이 살기로 결심했다. 강호는 영순과 함께 노력한 끝에 생애 두 번째 걸음마를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영순은 강호가 남긴 편지를 받았다. 마치 자신에게 닥칠 사고를 짐작이라도 한 듯 오피스텔 경비실에 미리 맡겨 두었던 것. 이에 의심쩍은 마음을 품고 있던 영순은 ‘제 마음만은 늘 아버지, 어머니와 셋이 함께 했던 그 추억 속에 고스란히 머물러 있다’라는 구절을 떠올리며 해식(조진웅 분)의 사진을 오려 붙인 가족사진을 살폈고, 액자 뒷면에서 의문의 SD카드가 발견되며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반환점을 돈 ‘나쁜엄마’는 지난 18일 방송된 8회가 9.5%(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뜨거운 인기의 비결은 심나연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배세영 작가의 섬세한 대본 위에서 빈틈없는 열연으로 완성도에 방점을 찍은 배우들. 무엇보다 웃음과 감동은 물론, 힐링을 선사한 조우리 패밀리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강호, 미주, 삼식이 각자의 사연으로 고향에 돌아오게 되면서 조우리는 극의 주 배경으로 등장했고 각양각색 개성과 매력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도 조우리 마을 주민들의 정겹고 친근한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먼저 강호가 사고 후 처음으로 이웃들 앞에 두 발로 걸어 나오는 순간, 엄마 영순이 세상을 가진 듯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찌감치 남편을 잃고 배 속에 있던 강호와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조우리를 찾아왔던 이방인 영순. 오랜 세월 나쁜 엄마와 그의 아들로 살아온 끝에 비로소 함께 웃을 수 있게 된 두 사람이 기적과도 같은 행복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어 미주와 정씨(강말금 분) 모녀부터 귀염둥이 쌍둥이 예진(기소유 분), 서진(박다온 분)까지 3대(代) 가족도 눈길을 끈다. 모든 것을 바친 사랑에 버림받고, 돈도 친구도 몽땅 잃고 돌아온 미주는 그 대신 엄마와 아이들 곁에서 재기에 나섰다. 재회한 옛 연인 강호를 밀어내려 할수록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깊어지고 있는 미주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씨는 딸 가진 엄마의 애틋한 모성애를 그려냈다. 특히 극 중 30여 년의 세월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억척스럽지만 푸근하고 소탈한 촌부로 변신한 강말금은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때로는 애어른 같은 말투로 예측 불가의 웃음을 안기고, 때로는 일곱 살 아이의 순수함과 천진함으로 힐링을 부르는 쌍둥이 남매는 수많은 ‘랜선 이모·삼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우리의 돌아온 사고뭉치 삼식과 박씨(서이숙 분), 청년회장(장원영 분) 부부는 ‘환장의 가족’을 이뤄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꼬임에 넘어가 절도로 교도소까지 다녀왔지만 미우나 고우나 내 아들 삼식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박씨와 청년회장.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부러움과 질투심, 옹졸함과 자격지심 등 감정의 민낯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솔직 털털한 매력으로 ‘호감캐’에 등극했다. 어릴 적부터 줄곧 미주를 짝사랑하는 동시에 강호를 시기하고 견제하고 있는 삼식도 미워할 수 없는 능청미를 발산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장 부부의 코믹 시너지는 두말할 것 없다. 이장 역을 맡은 김원해는 그동안 쌓아온 코믹 내공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맛깔나는 연기와 신들린 애드리브로 ‘믿보배’로서의 진가를 입증했다. 매회 독특한 마스크팩으로 얼굴을 가리고 등장한 이장부인은 사랑스러운 말투에 그렇지 못한 ‘팩폭’ 촌철살인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송 직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그 정체에 대한 궁금증과 추측들이 잇따랐다. 바로 지난해 ‘작은 아씨들’에서 명품 악역으로 활약한 박보경이 이장부인 역으로 전작과는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였다. “야쿠자 두목의 딸”이라는 이장의 농담 뒤에 감춰진 그의 진짜 실체가 드러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영순, 강호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수상한 이웃들도 있다. 트롯백(백현진 분)은 영순과 첫 만남부터 접촉 사고로 얽힌 것에 이어 돼지 농장 운영까지 반대하며 지독한 악연을 맺었다. 하지만 구제역 피해로 잠시 돼지 농장을 문 닫게 된 영순이 말기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우벽(최무성 분)의 지시로 대권주자 태수(정웅인 분)에게 치명타가 될 유전자 검사지 원본을 찾으려다 얼떨결에 조우리에 불시착해 귀농 청년이 된 소실장(최순진 분), 차대리(박천 분)까지 합세해 ‘캐릭터 맛집’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9회는 오는 24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