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무승부=패배' 승률제도, 그대로 유지

by이석무 기자
2010.01.12 12:29:10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로야구 무승부 규정이 현행대로 유지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오전 9시부터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8개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그 결과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무승부를 승률 계산시 패배로 인정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KBO 이사회는 "승률 계산은 무승부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시행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현행 대로 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원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뜻밖에 전체적으로 의견일치를 봤다.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끝장승부가 아닌 바에야 현재 방안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은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금년에는 무승부 하나하나에 구단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구단 단장회의에서 이미 무승부 규정에 대해 논의했지만 구단간의 의견 차이만 확인한 바 있다. 단장 회의 당시 LG, 두산, SK, 한화, KIA는 무승부를 승률 계산에서 제외하는 종전 제도를 주장했지만 삼성, 롯데, 히어로즈는 현행 제도 유지를 요구했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무승부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해왔지만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2007년까지는 무승부를 승률에서 제외시키는 제도를 채택했지만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때문에 2008년에는 이른바 '끝장승부'라고 불리는 무제한 연장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나친 체력소모, 관중들의 귀가불편 등의 부작용을 낳는 등 현장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1년만에 사라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해에는 '12회까지 연장전을 치러고 무승부가 될 경우 팀 승률 계산에서 패로 처리한다'는 '무승부=패'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문제를 나타냈다. 특히 '무승부=패' 규정이 순위 경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재개정 논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KBO 이사회는 2010년도 예산을 116억9000만원 확정했다. 또한 FA선수의 타구단 이적시 전년도 참가활동 보수 연액에서 50% 이상 인상할 수 없었던 조항을 삭제하고 계약금과 다년계약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올시즌 벤치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트레이너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KBO 유영구 총재와 KIA 서영종 대표이사를 제외한 7개 구단 대표이사 및 이상일 KBO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또한 KBO는 2010년 프로야구 3대 목표로 '프로야구의 사회공헌 확대', '페넌트레이스 600만 관중 돌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설정했다. 2010년 프로야구 4대 역점 사업으로는 '클린스포츠', '3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 발족', '프로야구 통산 관객 1억 돌파 이벤트', '코치아카데미 신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