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난 '잘생긴 배우' 아닌 그냥 '배우'"

by유숙 기자
2008.07.14 11:43:53

▲ 정우성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나는 ‘잘생긴 배우’가 아니라 그냥 ‘배우’다.”

국내 미남배우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영화배우 정우성이 새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서 자신의 외모를 120% 활용해 남자들도 빠져들 만한 비주얼을 완성시켰다.

한때는 미남 남자배우들 사이에 소위 ‘잘생긴 얼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망가지는 경우도 있었다. 정우성 역시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 ‘똥개’를 통해 대중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준 바 있다.

정우성은 최근 인터뷰에서 “‘똥개’가 일부러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했던 영화는 아니었다”며 “내 외모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배우들이 노력을 하는데…”라며 입을 열었다.

‘놈놈놈’에서 의상, 소품, 액션 등을 총동원해 최고의 비주얼을 선보인 것도 연기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캐릭터가 주는 힘이 보이는 것일 뿐이다. 내가 멋있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내 자신이 캐릭터에 결부됐다면 멋있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들이 내 외모에 대해 잘 생겼다고 평가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나는 잘생긴 배우가 아닌 그냥 배우다”고 말했다.



오히려 외적인 것보다는 극중 도원을 표현하기 위해서 한 노력이 충분히 드러난 것 같아서 만족한다는 그는 “도원은 항상 목표를 삼고 그 대상에 대해 내가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도원의 말투나 생각들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았다”며 “도원은 사냥꾼이고 혼자 다니고 장총을 사용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크면 클수록 도원이라는 캐릭터에 맞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점들이 잘 표현됐다고 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정우성

‘놈놈놈’이라는 영화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정우성은 “‘놈놈놈’은 오락영화로 작정하고 만든 것”이라며 “오락영화로서의 완성도나 캐릭터들에 대한 평가도 좋지만 드라마가 단순하다는 혹평은 오락영화에 맞는 잣대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렇다면 ‘놈놈놈’이 현재 한국영화시장 상황에서 가지는 중요성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정우성은 “부담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은 제자리에 있다. 어려움은 영화계 안에 있는 것”이라며 “한동안 한국영화가 말도 안 되는 영화들로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놈놈놈’은 그런 관객의 시선을 다시 돌릴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배려해줘야 할 여배우가 없어 남자들끼리의 촬영이 훨씬 편했다는 정우성은 “각자 경력이 오래된 배우들이다 보니 각자 현장에 임하는 자세나 스타일이 존중돼 내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어 편했다”고 전했다.

한편 자신의 연출작을 준비 중인 정우성은 “배우들도 ‘놈놈놈’이나 ‘오션스 일레븐’처럼 여러 배우들이 함께 하는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좋은 시나리오가 우선 중요하다”며 “내 시나리오에도 남자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주변 측근들 몇 명에게 보여준 결과 반응이 좋았다. 출연 제의를 하고픈 배우들은 있지만 아직은 마음속으로만 생각 중이다. 내가 주인공으로 출연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사진=한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