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깬 조 매든, 에인절스 저주는 깨지 못했다
by이석무 기자
2022.06.08 10:45:13
| LA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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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명장도 성적부진에 따른 해고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LA에인절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조 매든(68)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필 네빈(51) 3루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인절스는 일본인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한 팀이다.
시즌 초반에는 나쁘지 않았다. 5월 26일까지 27승 17패를 기록하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지구 1위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5월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2-7 패배를 시작으로 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0-1 패배까지 12연패를 기록 중이다.
결국 에인절스의 결정은 감독 교체였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어슬레틱은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가 매든 감독의 집으로 직접 차를 몰고 찾아가 30분간 대화를 나눈 뒤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매든 감독은 디 어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면서 “요즘에는 야구장에 가서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프론트 오피스에서 야구가 너무 많이 좌우된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시즌 도중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해고된 것은 지난 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조 지라디 감독에 이어 매든 감독이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 명감독 2명이 나란히 옷을 벗게 됐다.
‘데이터 분석 야구의 대가’로 잘 알려진 매든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카고 컵스 등을 이끌면서 세 차례나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특히 2016년에는 ‘염소의 저주’를 깨고 컵스를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같은 성과에 힘입어 매든 감독은 2020시즌부터 에인절스 지휘봉을 잡았다. 매든 감독에게 있어 에인절스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 구단이다.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와 코치로 19년이나 활약했다. 1994년부터는 메이저리그 코치로 승격해 감독 대행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이렇다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매든 감독은 에인절스 부임 후 성적이 130승 148패로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