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결장' 맨유, 에버튼과 4-4 무승부...리그 우승 적신호

by이석무 기자
2012.04.22 22:24:23

▲ 에버튼의 니키차 옐라비치가 맨유 수비를 앞에 둔 채 헤딩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20번째 우승을 순항하는 도중 에버튼이라는 암초에 다시 걸렸다.

맨유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1~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4-2로 앞서다 경기 막판 2골을 내줘 4-4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친 맨유는 승점 83점(26승5무4패)에 머물렀다. 같은 날 2위 맨체스터 시티가 울버햄튼을 2-0으로 누르면서 1위 맨유와 2위 맨시티의 승점 격차는 3점으로 좁혀졌다.
 
오는 5월 1일 맨체스터 더비가 있기 때문에 맨유 입장에선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맨유가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시티에게 패한다면 맨시티와 맨유의 순위는 뒤집히게 된다. 맨유는 올시즌 맨시티에게 안방에서 1-6 대패를 당한 바 있다.

이날 맨유의 박지성은 교체명단에 포함됐지만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박지성은 지난달 16일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출전한 이후 7경기 연속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팽팽한 난타전이 전개됐다. 맨유는 지난 20년 동안 홈에서 에버튼에게 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에버튼에게 먼저 골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맨유는 전반 33분 에버튼의 니키차 옐라비치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옐라비치가 반대쪽 좁은 각도에서 머리에 맞췄다. 옐라비치의 머리를 떠난 공은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키를 넘겨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줄곧 끌려가던 맨유는 전반 41분 루니의 만회골로 승부를 원점에 놓았다. 왼쪽 측면에서 나니의 오른발 크로스가 날카롭게 들어갔다. 이를 쇄도하던 루니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자신의 올시즌 25번째 득점.

전반전을 힘겹게 1-1로 마친 맨유는 후반전 들어 무서운 골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포문은 웰벡이 열었다.

후반 13분 나니의 헤딩패스를 받은 웰벡은 페널티박스 외곽 정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골문 구석을 뚫었다. 웰벡의 정교한 킥 능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4분 뒤에는 앞선 골과 반대로 웰벡의 어시스트를 받은 나니가 골을 집어넣어 두 골차로 도망갔다. 나니는 웰벡이 가운데로 살짝 밀어준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키퍼 키를 살짝 넘겨 골로 연결시켰다.

에버튼도 후반 22분 크로스패스에 이은 마루앙 펠라이니의 그림같은 발리슛으로 한 골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맨유는 후반 24분 루니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올시즌 26번째 골을 터뜨려 에버튼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사실상 맨유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 했다.

그렇지만 후반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에버튼이 기적같은 추격을 펼쳤다. 에버튼은 후반 37분 옐라비치가 세 번째 골을 넣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어 2분 뒤 스티븐 피에나르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4-4를 만들었다. 맨유 수비진의 집중력은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뒤늦게 맨유는 결승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흐름은 에버튼 쪽으로 넘어간 뒤였다. 에버튼은 상승세가 하늘을 찌른 반면 맨유는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맨유는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실망스러운 얼굴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날 루니는 2골을 추가하면서 리그 득점선두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27골)에 한 골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팀이 승리를 놓치면서 루니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