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F1 대회가 남긴 것 '희망 그리고 더 큰 숙제'

by이석무 기자
2010.10.25 11:22:47

▲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사진=KAVO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24일 막을 내렸다.

대회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코리아 그랑프리지만 어쨌든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여러가지 불만과 우려도 터져나왔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재정여건이 취약한 전라남도에서 대회를 추진한 것임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전남 서남해안 끝에 위치한 영암을 세계적으로 알렸다는 것도 큰 성과다.

대회기간 동안 무려 15만명의 관중이 찾아오는 등 관심도 높았다. F1대회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 당초 목표였음을 감안하면 그 초석은 잘 놓은 셈이다. 대회기간 동안 대회가 열리는 목포 지역은 물론 인근 광주까지도 큰 호황을 누렸다. 숙박업소는 물론 관련 업계는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박준영 전남지사도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우리 전남이 세계적인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F1을 해냈다. 이제 앞으로 잘 운영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일만 남았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장은 대회 직전까지 공사가 계속 돼 과연 제대로 대회가 치러질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주최측의 혼신을 다한(?) 준비 덕분에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었다. 일부의 불만도 있었지만 "도전적이고 변화무쌍한 코스라 흥미넘친다. 대체로 만족스럽다"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는 성과보다 숙제를 훨씬 많이 남긴 대회였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 숙박 등 인프라였다. 모텔의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비아냥이 외신을 통해 쏟아졌지만 그래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숙박시설 자체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대회가 열리는 영암 목포 지역의 수준 높은 숙박시설이 워낙 적다보니 대부분의 해외 관계자들은 광주에서 머물면서 영암까지 오가야 했다. 심지어 일부 해외 취재진들은 대전에서 매일 KTX를 타고 이동한 관계자들도 있을 정도였다.

또 외국인을 상대로한 일부 숙박업소의 바가지 상혼과 불친함도 전라남도와 목포, 영암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지적이다.

운영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가장 큰 문제는 입장권이었다. 전라남도와 대회 조직위인 KAVO는 서로 입장권 발매현황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엄청난 충돌을 빚었다. 흥행 실패를 우려한 전라남도는 자유입장권을 대거 발행했다. 하지만 이 자유입장권을 가진 관람객들의 입장을 KAVO가 불허하는 촌극이 벌어지면서 최악의 혼란이 일어났다.

이처럼 대회를 주최하는 두 주체간에 심각한 엇박자를 냄에 따라 내년 대회부터는 대회 주최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밖에도 F1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단 두 곳에 불과하다보니 대회 당일날 최악의 교통대란이 일어난 것도 대회를 얼룩지게 한 요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