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내년 도쿄에서 '골든 타이거 슬램' 새 역사 쓸까

by주영로 기자
2019.05.15 09:32:06

내년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 출전 의욕 내보여
현재 세계랭킹 6위로 순위 유지하면 출전 가능
금메달 획득하면 '골든 타이거 슬램'까지 완성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PGA 챔피언십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연습을 하던 중 캐디가 던져주는 공을 받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골든 타이거 슬램’ 완성을 위해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의사를 내보였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에서 남자 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직 올림픽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출전하게 되면 좋을 것 같다”며 “지금 나이로 보면 기회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고 1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 출전을 희망했다.

골프는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우즈는 당시 허리 부상으로 PGA 투어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우즈는 현재 미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나갈 기회를 만들어 놓은 상태다. 올림픽 출전권은 내년 6월 말 세계랭킹을 근거로 한 올림픽 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15일자 기준 세계랭킹 6위인 우즈는 미국 선수로는 4번째 순위다. 올림픽은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들었을 때 한 국가에서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우즈는 “대표팀에 뽑힌다면 매우 기쁜 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 출전 대회 수를 늘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즈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 또 한 번의 골프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우즈는 2000년 US오픈을 시작으로 디오픈, PGA 챔피언십에 이어 2001년 마스터스까지 4개의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해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1년에 4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그랜드 슬램’이라고 부르지만, 우즈는 2년에 걸쳐 4개의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했다.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했을 때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고 부른다.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어 메달을 딴 적이 없는 우즈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골든 타이거 슬램’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여자부에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룬 박인비(31)가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처음으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도쿄 올림픽 출전에는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영국보다는 아일랜드 대표로 나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에 아일랜드를 대표해 나갈 수 있다면 기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아일랜드를 대표해 뛰는 것이 꿈이었다”며 올림픽에 어느 국적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란을 정리했다.

영국 선수들은 주요 대회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으로 나뉘어 국적을 표기하고 있으나 올림픽에서는 영국 대표로 나서게 된다.

그러나 골프는 다소 상황이 복잡하다. 남자 골프 국가 대항전인 골프 월드컵에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는 각자 대표팀을 구성해 출전하지만 아일랜드 대표팀에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룬다. 매킬로이 역시 2011년 골프 월드컵에 아일랜드 대표로 나선 적이 있다.

스타들이 잇달아 도쿄 올림픽 출전에 의욕을 보이면서 내년 7월 30일 시작되는 올림픽 골프 경기는 리우 올림픽 때보다 큰 흥행을 거둘 전망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는 당시 ‘빅4’로 불리던 매킬로이와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제이슨 데이(호주)가 불참해 김이 빠졌다. 지카 바이러스 등을 이유로 참가를 꺼렸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에는 출전 의사를 밝히면서 마스터스나 US오픈같은 메이저 대회 이상의 관심을 끌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