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장타력 보강이 목표? 이유 있다!
by정철우 기자
2016.01.21 08:11:11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국민 타자’ 이승엽(40.삼성)은 스프링캠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의외의 답을 했다. “장타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 프로야구 홈런의 대명사나 마찬가지인 그가 무슨 장타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일까. 누구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목표였다. 하지만 이승엽의 야구 욕심은 끝이 없었다.
캠프를 앞두고 그가 타격 폼에 손을 대려 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처음엔 그저 완벽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승엽에겐 보다 분명한 지향점이 있었다.
이승엽은 “지난 시즌은 데뷔 이후 최고 타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장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1,2쪽으로 타구가 많이 갔는데 기대만큼 크게 넘어가는 타구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이 부분을 수정해보고 싶다. 타구를 좀 더 띄우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112개의 땅볼을 쳤다. 이 중 무려 80개가 1루 혹은 2루 땅볼이었다. 땅볼 타구의 71% 정도가 당겨친 타구 중 나온 것이었다.
이승엽은 홈런 타자다. 당겨 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겨치는 타구 중 매우 많은 숫자가 땅볼이 됐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대목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당겨 친 타구의 안타 비율은 4할4푼5리로 밀어친 타구의 2할8푼5리 보다 훨씬 좋았다. 2014시즌, 당겨 친 타구의 타율 3할8푼5리 보다도 높았다. 그러나 이승엽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었다. 당겨 친 타구의 안타 비율, 즉 뜨는 타구를 만드는 비율을 높인다면 줄어든 홈런 숫자는 끌어 올리고 높아진 타율은 그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이승엽은 “스윙 스피드를 생각해 아무래도 짧게 치려는 마음이 있으니까 스윙도 작아졌다. 라인 드라이브를 친다는 생각 보다는 포물선 있는 타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지난해엔 1,2루쪽 땅볼이 너무 많았다”며 “스윙 궤적인 아웃에서 인으로 감아 들어오며 생긴 현상이었다. 힘껏 잡아당겨 친다는 느낌 보다는 타구를 띄워 가운데 담장 쪽으로 날려 버린다는 의식을 심는 스윙으로 바꿔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 그의 타율은 3할3푼2리였다.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되는 해에 데뷔 이후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그 속에서도 단점을 찾고 있었다. “1,2루 쪽 땅볼이 많았던 아쉬움을 씻어보고 싶다”며 더 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새로운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올시즌에 어떤 쪽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타격자세인지를 더 고민하고 노력해 본 뒤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남겨둘 자세는 그대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