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혜경, 中쇼케이스 중 눈물 "韓中 오가며 오래오래 노래할래"

by박미애 기자
2015.06.03 08:43:01

중국에서 첫 쇼케이스를 펼친 가수 박혜경(사진=c-company 조보근)

[베이징(중국)=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데뷔 19년차 가수 박혜경이 눈물을 보였다.

박혜경은 지난 30일 중국 베이징 산리툰에 위치한 카페 그루브에서 중국에서 세 번째 발표하는 싱글 ‘안녕’을 기념해 첫 쇼케이스를 펼쳤다.

쇼케이스는 한국과 중국 취재진 그리고 현지 팬과 관객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한국 취재진에 중국 진출을 선언한지 6개월 만이다. 쇼케이스 자체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사이 중국에서 싱글 ‘예스터데이’와 ‘그대안의 블루’를 리메이크한 ‘웨이아이즈더마’를 발표했고, 올해 초에는 중국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제14회 화딩 어워드 글로벌 뮤직 어워드’에서 ‘글로벌 베스트 인기 여가수상’을 수상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박혜경은 국내에서 그녀를 돌봐주는 소속사나 매니저가 없다. 40대 여가수가 홀로 중국 시장을 두드러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다. 그녀는 “4년간 배낭 메고 중국을 혼자 왔다 갔다 했던 시간이 떠오른다”며 울먹였다. 그녀는 “(중국이) 몰라서 재미있고 몰라서 희망이 생겼다. 나는 이 시간 이후부터 중국의 가수기도 하다. 앞으로 오래오래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거창한 목표보다는 오늘처럼 여러분과 자주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박수를 받았다. 그녀의 얘기에 함께 눈물을 흘리는 팬도 있었다.

박혜경은 중국에 진출하기 전까지 노래를 관두려 했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 연륜에 대한 부담감, 직업적 회의감, 성대 결절 등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이 그녀를 압박했다. 수술을 받지 않고 노래를 하지 말자는 생각도 했었다. 그녀의 생각을 바꾼 것은 홀연히 떠난 중국 여행이 계기였다.



박혜경은 “중국 산리툰의 한 카페에서 예쁜 여성을 만났는데 그 여성이 한국 음악을 좋아한다면서 들려준 노래가 제 노래 ‘예스터데이’였다. ‘예스터데이’ 외에도 저의 많은 노래가 그녀의 휴대폰에 담겨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빨리 몸을 치료하고 중국에서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카페에서 만난 그 여성은 중국 여배우 장쯔이의 스타일리스트였다.

박혜경의 중국 첫 쇼케이스를 찾은 대만 가수 공령기(사진=c-company 조보근)

박혜경의 ‘안녕’을 첫 공개하는 자리에 많은 유명인이 현장을 찾아 축하했다. 대만 가수 공령기·중국 베이징 궈안 소속 축구 선수 쉬인룽·하대성·박성·한중일 혼성그룹 잼의 원흠 등이 참석뿐 아니라 박혜경과 함께 공연을 완성했다. 특히 박혜경과 공령기가 공연을 할 때에는 MR이 꺼지는 사고가 났는데 두 사람이 당황하지 않고 무반주로 공연을 완성해 큰 박수를 받았다.

쇼케이스는 ‘안녕’을 비롯해 ‘웨이아이즈더마’ ‘레몬트리’ ‘고백’ ‘너에게 주고 싶은 세가지’ ‘예스터데이’ ‘주문을 걸어’ 앙코르곡 ‘앤애해볼까’ 등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노래와 노래 사이에는 자신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로 뮤직토크쇼를 보는 듯했다. 후반부는 클럽 공연 같은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혜경은 관객과 눈을 맞추기도 하고 손을 맞잡기도 하면서 마지막에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었다.

카페라는 장소는 특별함을 더했다. 장소의 특성상 자유롭고 편안함이 넘쳤다. 보통 이런 행사들은 업계 관계자들만 초대하는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박혜경을 모르는 일반인도 그녀의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그들은 하이톤에 허스키한 독특한 보컬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공연장이 아닌 카페에서 행사를 마련한 건 여러분과 좀 더 가까이 함께 하고 싶어서다”며 “오늘 분위기는 제가 원했던 그대로다. 저를 몰랐던 분들이 누군지 몰라도 차를 마시고 노래를 들으면서 ‘노래도 좋고 날씨도 좋고 오늘 참 좋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했는데 딱 그런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