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 하루만에 또 세계新...'36초 벽도 보인다'

by이석무 기자
2013.11.17 12:16:39

이상화.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이 하루 만에 또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6초36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36초57의 기록으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하루 만에 자신의 기록을 0.21초나 끌어올렸다. 올해 1월 36초80으로 첫 세계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에만 네 차례나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말 그대로 이상화가 달리기만 하면 세계신기록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상화의 기록 행진은 무시무시하다. 지난해까지 이 종목 세계기록은 위징(중국)이 기록한 36초94였다. 이는 여자선수가 기록한 첫 36초대 기록이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여자선수는 37초 벽을 깰 수 힘들다는 게 거의 정설처럼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상화는 그런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자 세계신기록을 36초30대로 단축했다. 1년 동안 세계기록이 0.64초나 빨라진 것이다. 0.01초 차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 특성상 이같은 기록 단축은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다. 지금 상승세라면 여성 선수 최초로 36초 벽을 깨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뼈를 깎는 감량과 하체 근육 강화로 스피드를 끌어올린 이상화는 멘탈까지 더욱 단단해지면서 ‘완벽한 선수’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현재 이상화는 적수가 없다. 지난해부터 출전한 대회마다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월드컵 포인트에서도 400점을 쌓아 2위 왕베이싱(중국·280점)을 멀리 따돌린 상황이다. 이날 레이스에서도 2위인 헤서 리처드슨(미국)이 36초90이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음에도 이상화와의 차이는 0.54초나 났다.

엄청난 세계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상화의 최종 목표는 내년 2월에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이다. 지금부터는 기록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특히 불의의 부상은 최대의 적이다.

하지만 이상화가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스스로에 대한 관리가 철저한 만큼 큰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스피드스케이팅 관계자들의 말이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25·대한항공)이 이끄는 남자 팀추월 대표팀도 연속 메달을 획득하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대표팀은 3분37초51의 기록으로 네덜란드(3분35초60), 미국(3분37초22)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주일 전 1차 대회에서 3분40초53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던 대표팀은 두 대회 연속 메달이라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