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먼의 마지막 관문, 감정 컨트롤
by정철우 기자
2012.03.22 10:42:51
| ▲ 유먼이 스프링캠프서 공을 던지는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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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철우 기자] 롯데가 새 외국인 투수 유먼의 호투 덕에 한숨을 돌렸다. KIA의 라미레스나 한화 베스 등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유먼은 첫 시범경기 등판서 4이닝 무실점을 잘 던졌다.
꽤 좋은 구위와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140km대 중반의 과감한 직구 승부는 타자들을 움찔하게 만들었고, 각큰 변화구로 타이밍도 잘 뺏어냈다.
여기에 팔이 갑자기 돌아 나오는 폼을 갖고 있어 타이밍 맞히기가 쉽지 않고 제구도 나름 안정적이었다. 한화 타선을 상대로 4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낸 반면 사사구는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시범 경기 호투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순 없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히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투구였다.
유먼이 선발 한 자리를 잘 채워준다면 롯데는 지난해의 아쉬움(KS 진출 실패)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유의 선발 야구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유먼에게는 한가지 숙제가 남아있다. 마운드에서의 감정 컨트롤이 그것이다.
롯데 스프링캠프를 다녀 온 한 심판원은 "유먼이 연습 경기서 볼 판정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봤다. 여러번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더라. 연습경기서 그러는 투수는 거의 보지 못했다. 정규시즌서 괜찮을까 싶었다 "며 "물론 항의가 잦다고 판정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수가 마운드에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 시즌에 들어가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롯데 선수들도 이런 유먼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한 선수는 "처음엔 놀라고 걱정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걱정의 이유는 심판들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처음엔"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유먼의 진짜 성격은 마운드에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 선수는 "성격은 정말 좋은 선수다. 감독님 말도 얼마나 잘 듣는지 모른다. 물론 앞으로도 마운드에서 불끈 성질을 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줄거라 생각한다. 그건 하나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지나치지는 않을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본인의 실수는 금방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나 한국 선수나 마운드에서 감정이 흔들리면 강해질 수 없다.
유먼이 마운드에서 자신의 투지를 얼마나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인지, 또 지금처럼 주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낮은 자세를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한 숙제다. 그 관문을 넘어선다면 그는 롯데와 함께 크게 날아오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