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화해 제안·뉴진스 최후 통첩… 하이브 선택은?

by윤기백 기자
2024.09.12 09:07:00

"25일까지 민희진 대표 복귀 원해"
뉴진스 멤버들, 하이브에 공개 요구
하이브 '프로듀싱·경영 분리' 원칙
어도어만 예외 가능할지 대응 주목

뉴진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방시혁 의장님,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나섰다. ‘뉴진스 맘’으로 불리던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되고,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감독 등 협력 관계를 이뤘던 이들이 어도어 현 경영진과 갈등 상황이 계속되자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뉴진스 멤버들은 팬 소통 플랫폼 포닝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의사를 표현했지만, 이번엔 직접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를 언급하면서 공개적으로 시정을 요구했다. 앞서 민희진 전 대표는 해임 가처분 승소 이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뉴진스의 미래, 팬들과 주주들을 위해 “한 수 접겠다”면서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한 바 있다. 뉴진스 멤버들까지 직접 나선 만큼 화해를 받아들이고 갈등을 극적 봉합할지, 갈등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지는 이제 하이브의 선택에 달렸다.

뉴진스 다섯 멤버는 11일 공식 채널이 아닌 별도로 개설한 유튜브 계정을 통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하니는 하이브 사옥에서 타 레이블 매니저로부터 대놓고 무시당했다고 폭로했고, 이를 김주영 신임 어도어 대표에게 말했지만 증거가 없다면서 무마당했다고 주장했다.

혜인은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 소식을 기사를 통해 알았다며 “우리를 하나도 존중하지 않고 있구나란 확신을 들게 했다”고 작심 발언했다.

다니엘은 하이브를 향해 민희진 전 대표를 그만 괴롭혀달라고 호소했다. 다니엘은 “하이브가 비인간적인 회사로 보인다”며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냐”고 대놓고 비판했다.



민지는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었던,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 어도어”라며 “이런 요청을 드리는 건, 이것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오는 25일까지 예전 어도어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해린은 “그 사람들이 속한 사회(하이브·현 어도어)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저는 그 방향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정되지 않을 경우 더 큰 갈등 상황이 발생할 것을 예고했다.

김주영 신임 대표(왼쪽)와 민희진 전 대표
이에 따라 하이브 및 어도어 현 경영진은 오는 25일까지 뉴진스의 요구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3일 개정된 ‘대중문화예술인(가수·연기자) 표준전속계약서 고시 일부 개정’ 제16조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등에 따르면 ‘기획업자’ 또는 ‘가수’ 중 일방이 이 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위반하는 경우 그 상대방은 유책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14일의 기간 동안 위반사항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아니하거나 혹은 시정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위반사항의 시정이 지체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시정일로부터 14일의 범위에서 그 시정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뉴진스가 어도어(하이브)와의 계약 해지까지 염두에 두고 공개 요구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에서 정한 내용의 위반을 전제조건으로 한다는 점에서, 계약상 유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길고 긴 법정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표이사 선임 여부는 전적으로 이사회의 권한이라는 점도 변수다. 민희진 전 대표 및 소속 아티스트의 동의 없이 이뤄진 인사지만, 절차상으론 적법했다는 점을 하이브와 어도어가 계속해서 강조했던 상황인 만큼 이같은 결정을 뒤집을 명분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어도어를 제외하고 하이브 산하 전 레이블이 프로듀싱과 경영이 분리돼 운영되고 있는 만큼, 어도어만 예외를 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민희진 전 대표와 쏘스뮤직, 빌리프랩이 현재 법적 분쟁 중이라는 점에서도 하이브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민희진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어도어는 민희진 전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는 그대로 맡고, 어도어 사내이사직 또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희진 전 대표 측은 회사로부터 일방적으로 해임 통보를 받았고, 프로듀싱 업무를 맡아달라고 제안한 업무위임계약서의 내용도 불합리하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