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은퇴' 김미현 "좋은 지도자로 돌아오겠다"

by김인오 기자
2012.10.21 18:42:39

21일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미현이 아들 이예성 군과 입을 맞추고 있다.(LPGA 하나·외환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영종도(인천)=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동료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

21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9번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필드를 떠나는 ‘슈퍼 땅콩’ 김미현(35·KT)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김미현은 세컨 샷을 그린에 잘 안착시킨 후 퍼팅을 하기 위해 이동하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 김미현!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기 때문. 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고, 모자를 벗은 김미현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이날 김미현은 6오버파 78타를 쳐 최종합계 8오버파 224타로 출전 선수 중 최하위권인 공동 61위에 올랐다.

하지만 자신을 대견하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센터에 들어선 김미현은 “부상으로 몸이 좋지 않아 18홀이라도 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3라운드를 다 마쳐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6년 동안 프로 골프의 선수로 외길을 걸어온 김미현. 은퇴라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던 터라 여전히 담담한 모습이었다.

김미현은 “마지막 퍼팅을 할 때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때 동료들이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니 드디어 실감이 난다”며 아쉬운 듯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우승했을 때보다 더 많이 울었다. 내 골프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을 대회다”면서 “너무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후배들을 위한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199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데뷔한 김미현은 1999년 LPGA 투어에 진출했고, 모두 8승을 거뒀다.

3년 전 인천에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연습장을 개장한 김미현은 최근 주니어 선수들을 위한 골프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김미현이 21일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친 후 LPGA 투어 커미셔너 마이크 완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