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 "오빠 소리에 아직도 가슴 울렁거려"
by조우영 기자
2011.12.31 16:11:15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데뷔 45주년을 맞은 가수 남진이 세밑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올 한해를 의미 깊게 마무리했다.
31일 오후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사랑나누기 캠페인 콘서트를 통해서다. 남진은 이날 초대된 1000명의 관객들과 2시간여 동안 호흡하며 울고 웃었다. 그의 콘서트에는 희로애락이 있었고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나야 나`로 콘서트의 서막을 연 남진은 "2011년 마지막 날 뜻깊은 행사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더 영광이고 기쁘다. 언제나 팬분들과 함께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남진은 이 같은 마음을 고백하듯 곧바로 `나에게 애인(팬)이 있다면`을 일부 개사해 불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애절한 감성이 느껴지는 `빈 지게`, `목화 아가씨`, `너와 나`, `이슬비`, `별아 내 가슴아`, `지금 그 사람은`을 메들리로 열창한 그는 `미워도 다시 한번`으로 관객의 마음을 촉촉이 적셨다.
잠시 숨을 고른 남진은 "오늘 공연장 안으로 들어오는데 나이 지긋하신 한 여성 분이 저를 보고는 `오빠 간다. 오빠 간다` 하시더라. 아직도 오빠라는 소리에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말해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는 "변함없는 사랑 정말 감사하다"며 `모르리`로 다시 한번 자신의 마음을 팬들에게 전했다. 남진은 이후 원로선배 가수 남희수, 현인, 최희준의 모창과 게스트로 초대된 코미디언과의 투맨쇼 등으로 팬들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콘서트 중간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데일리와 협찬사들이 공동으로 모은 기부금 전달식도 진행됐다. 이번 콘서트는 이데일리의 `사랑나누기 공연 캠페인`의 일환으로 남진은 재능 기부 형태로 참여했다.
이데일리의 사랑나누기 공연 캠페인은 저소득층 가정 및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 정서적 함양과 문화 감수성을 일깨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평소 공연과 기부 문화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은 "한해 마지막 끝자락에 대모산 정상에 올랐다가 지금은 낮은 자세로 이 자리에 섰다"며 "내년에도 항상 높은 곳을 바라보되 낮은 자세로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은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고 한다. 오늘 이 자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훈훈해진 것 같다. 이데일리와 남진 씨에게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남진은 "이렇게 사랑이 가득한 콘서트에 빼놓을 수 없이 곡이 있다"며 (사랑의)`둥지`를 부르는 것으로 콘서트의 2부를 열었다.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 `가슴 아프게`부터 `젊은 초원`, `우수`, `마음이 고와야지`, `빈 잔`까지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때로는 추억에 눈물짓고 때로는 어깨를 들썩이며 손 박자로 장단을 맞췄다. 특히 마지막 무대인 `님과 함께`에서 관객들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콘서트를 마친 후 대기실에서 기자와 만난 남진은 "송년의 밤을 앞두고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공연이었기에 더욱 보람있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3월부터 `님과 함께 45년`이라는 타이틀로 전국 17개 도시 투어를 벌여온 그는 "흥행에 목적을 둔 공연보다 오늘처럼 사랑이 담긴 공연은 더 뜨겁다. 마음에 힘이 더 들어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남진의 이번 콘서트는 이데일리, 이데일리TV가 주최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협력했다. 현대자동차그룹, KDB산업은행,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스마트카드가 후원했다.
콘서트 중에는 `피부에 밥 주는 여자`로 유명한 이금희 씨가 화장품 1000세트를 보내오기도 했다. 남진의 지인인 그는 "무대에서 한두 곡만 해도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는 남진 선생님이 좋은 일을 하시는 데 가만있을 수 없었다"며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