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뒤 1승4패' 부상 악몽에 발목잡힌 서울 SK

by이석무 기자
2009.11.06 12:14:41

▲ SK 방성윤(좌), 김민수. 사진=KBL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서울 SK는 올해 프로농구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다. 방성윤 김민수 등 기존 호화멤버에 'MVP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새로 가세했다. 외국인선수로 NBA 정통센터 출신 사마키 워커를 뽑는 등 전력보강이 완벽해보였다.

시즌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주희정이 경기를 풀어가면서 '모래알'로 비교됐던 팀플레이가 살아났다. 16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개막전 승리 이후 4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이후 최근 5경기에선 1승4패의 수렁에 빠졌다. 특히 지난 5일 KCC와의 경기에선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20점차 대패를 당했다. 1라운드를 그나마 5승4패로 마치기는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SK가 이처럼 1라운드부터 극심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달 27일 서울 삼성전 오심 때문이다. 당시 4연승을 달리던 SK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심판의 파울선언 실수로 억울하게 승리를 날려버렸다.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진 SK는 계속 고전을 겪고 있는 것.

하지만 실질적으로 SK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주전들의 부상이다. 팀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방성윤과 김민수가 잇따라 쓰러지면서 전력이 급격이 약화됐다.



방성윤은 지난 달 18일 KT전에서 상대 센터 도널드 리틀의 무릎에 얼굴을 맞고 뇌진탕과 발목부상을 당했다. 시즌 초반 2경기 이후 코트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민수도 지난 24일 KT&G전에서 상대 외국인선수 라샤드 벨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오른쪽 광대뼈가 함몰됐다. 이후 안면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전과 같을 수는 없다. 다음 주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 1-2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하다.

팀의 두 기둥인 방성윤과 김민수가 부상에 허덕이다보니 팀의 무게감도 크게 약해졌다. 주희정이 고군분투하지만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인 변현수 김우겸 등이 공백을 메우려고 안간힘 쓰고 있지만 경험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이병석, 김기만 등 노장들은 아직 자신감을 찾지 못하고 주춤하는 모습이다.

김진 감독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진 감독은 "올시즌은 부상없이 잘 보내는게 소원이었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돼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했다. 같은 계열팀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비교하면서 "야구단은 그래도 2군에서 선수들이 올라왔지만 우리는 2군에서 올라올 선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빠르면 오는 7일부터 방성윤이 코트에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 김민수도 수술 경과에 따라선 조기 복귀도 기대해볼만 하다. 방성윤 김민수가 함께 뛸 수 있다면 주희정에게 몰리는 상대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방성윤이 가세할 경우 주희정과 호흡을 맞춰 속공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SK가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방성윤과 김민수가 돌아오더라도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남은 멤버들이 얼마나 분전하느냐에 따라 팀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로선 시즌 초반에 찾아온 부상 고비를 순조롭게 넘는 것이 큰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