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야구협회장 선거, 흥행이 반가운 이유

by정철우 기자
2016.11.23 06:00:00

김응용 전 감독(왼쪽)과 이계안 이사장.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초대 협회장을 뽑는 통합 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선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반가운 초반 흥행이 아닐 수 없다.

정치인 출신인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이 먼저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김응용 전 해태 삼성 한화 감독이자 현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총감독이 출마를 선언하며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누가 선출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대한야구협회장을 뽑는 선거인단은 144명이고, 대의원과 선수(전현직), 지도자, 심판, 동호인 등으로 구성된다. 새 협회장의 임기는 4년이다. 25일부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며 30일 선거를 치른다.

이계안 이사장이 선거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그다지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이 참여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야구계 큰 어른이 과연 마지막 도전에 성공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협회장 선거의 흥행이 반가운 것은 그동안 야구협회(소프트볼 협회와 통합)가 무관심 속에 방치됐었기 때문이다. 무관심을 곧 부패를 낳았고 야구협회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관리 단체로 지정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프로야구 은퇴선수 모임인 한은회는 ‘이런 중요한 단체를 몇몇 이들이 개인의 사심을 채우는 도구로 활용해왔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통탄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대한야구협회가 관리 단체로 전락한 현 사태에 대해 우리 프로야구 은퇴 선수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며 이후 협회 행정을 감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무관심이 곧 무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였다.

협회장 선거의 흥행이 중요한 이유다. 누가 회장이 될 것인가부터 관심을 모으게 되면 이후 행정에 대해서도 여러 감시의 시선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협회 운영이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고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참신한 기획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이사장은 야구 발전을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단 10억원은 기본재산으로 내가 출연하겠다, 나머지 99억원은 야구소프트볼을 사랑하는 109명의 분야별 인사들로 ‘109 후원클럽을 결성해 총 109억원을 마련하고 협회 운영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야구협회를 자본으로부터 독립시켜 자율 운영의 기반을 놓겠다는 뜻이다.

김 전 감독은 야구계 대화합과 자립을 기치로 내걸었다. “대한야구협회는 이미 운영비가 없어 야구 발전을 위해 어렵게 모아놓은 기금을 전용하고 있다. 야구와 무관했던 정치인들이 회장을 맡으면서 야구계가 갈등을 빚었고 이곳 저곳에서 고소 고발 사건들이 이어졌다”며 “목표는 한국야구계의 ‘대화합이다.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와 사회인 동호인, 그리고 소프트볼, 여자야구, 심판, 더 나아가 시도협회 및 연맹, 야구팬들과 전국민이 야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