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류승국 "한재서 역, 연기자로 성장의 발판"

by김은구 기자
2016.10.11 06:26:42

류승국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이제 연기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생겼습니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에 명종의 호위무사 한재서 역을 맡고 있는 배우 류승국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초반에는 대사를 받자마자 외워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에 잠도 못잘 정도였는데 지금은 쉴 때 쉬어야 집중도 잘 된다는 걸 알았다”는 말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류승국은 지난 6월 16회부터 ‘옥중화’에 투입됐다. 카메라 앞 연기는 경험이 별로 없어 긴장을 많이 했다. 이번 ‘옥중화’가 지금까지 가장 큰 역할이라고 했다. 류승국은 “중간에 들어와서 작품에 폐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 것은 경험이 짧았지만 연극 무대에 쌓은 노하우는 녹록치 않았다. 대학에서 연극에 빠져 중퇴를 한 뒤 샤롯데시어터 개관 기념으로 2006년 막을 올린 뮤지컬 ‘라이언 킹’에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돼 참여를 했다. 1년여 간 한국에서 공연을 한 뒤 일본 극단 ‘사계’에 오디션을 봐서 입단을 했다. 극단 계약이 끝나고 2011년 한국에 돌아왔다. 방송, 영화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싶었는데 일본에서는 외국인인 만큼 제약이 있었다.

MBC ‘옥중화’에서 명종의 호위무사 한재서 역으로 출연 중인 류승국(사진=화면캡처)
한국에서는 일본에서보다 더 고달픈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극단에서는 급여를 받았는데 먹고살 만한 수준은 됐다. 초기에는 월급이 250만원 정도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400만원까지 뛰어올랐다. 한국에서는 영화 ‘친구2’에 단역인 야쿠자 역할로 새로운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혼자 제작사를 찾아가 자신의 프로필을 돌렸다. 일본 생활 덕분에 일본어에 능숙하다보니 ‘친구2’에 이어 드라마 ‘화정’에서도 단역으로 출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역할로 생활고가 해결될 리 없었다. 류승국은 “한국에서 1년 수입이 일본에서 한두달 급여 수준이었다”며 “일본에서 모아둔 돈으로 수제 맥주집을 운영하며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고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역할이 커졌다는 것은 분명 기회다. 처음에는 대본을 받아 자신의 대사를 중심으로 외우다 보니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 상대의 대사에 대한 리액션이 부족했다. 연극무대에서보다 섬세한 표현이 필요했다. 그런 부분들도 점차 채워가고 있다. 스스로도 ‘옥중화’에 처음 출연했을 때보다 발전한 게 느껴진다고 했다.

다음 작품으로 영화도 출연을 확정했다. 시대극이다. ‘옥중화’ 투입 전에 오디션을 봐서 합격했다. 점점 자신의 이름값을 높여가고 있다. 아직 큰 역할이라 할 수 없다. 그래도 오디션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던 귀국 초창기와 비교하면 환경은 크게 좋아졌다.

“이번 역할이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합니다. 현대극에 더 많이 출연하고 싶고 감독, 제작자들이 필요로 하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