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길라잡이上]범람하는 선거정보, 무엇을 볼 것인가

by이정현 기자
2016.04.13 06:30:00

종합편성채널 JTBC는 페이스북과 손잡고 선거방송을 준비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제20대 국회의원 선거 D-DAY를 맞았다. 2016년 최대의 정치이벤트를 맞은 만큼 방송사간 경쟁도 치열하다. KBS는 ‘쇼’대신 묵직함을 내세웠으며 MBC와 SBS는 신기술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무기다. 선거방송 경쟁에 뛰어든 종합편성채널 JTBC는 페이스북과 손잡았다.

◇공정·신속·정확, 3대 과제

선거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법정 선거일의 투표율, 선거 직후의 출구조사 발표, 선거결과 등이다. 선거는 오전 여섯시부터 시작되는데 각 방송사는 투표소의 분위기 등을 전하며 투표율을 보도한다. 투표율은 정당 및 후보자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또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한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처음 도입돼 계속 개선돼 정확도가 높아졌다지만 박빙 대결일 경우 결과가 뒤집어지기도 한다. 올해는 전국 2530여개의 투표소에서 63만여명의 유효응답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개표결과는 지역 및 개표 상황에 따라 달라지나 최근에는 전자개표시스템의 개발로 3시간 정도가 지나면 윤곽이 잡힌다.

KBS는 화려한 ‘쇼’보다는 묵직함에 무게추를 뒀다. 메인 세트에 폭 24, 높이 4미터의 K-WALL을 설치해 복잡다단한 총선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겠다. 총선 개표방송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의사당에 중계차중계 차량을해 로텐더홀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실시간 개표현황을 전달하며 전국 주요 투표소에 중계차를 연결하는 등 현장의 상황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철우 KBS 선거방송기획단 팀장은 “개표 방송에 담을 수 있는 콘텐츠는 어쩌면 한정되어 있다”라며 “국민이 관심있는 것은 개표율과 당락 등일 것이다. 이를 어떻게 흥미롭게 방송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을 지나며 겪은 단점을 보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MBC는 당선 확률 예측시스템인 ‘스페셜M’을 내세웠다. 서울대와 서강대, 수원대의 통계학자들이 6개월간 개발한 시스템이다.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정보, 역대 선거에서의 유권자 성향 등을 분석해 결과를 내놓는다. 이들은 “3%만 개표해도 비교적 정확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사진=KBS
◇정보 전달만으로는 부족하다

선거방송의 목적은 유권자인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나 방송사의 제작 능력 및 보도국의 역량이 동시에 담긴다.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잘 만든 선거방송이 방송사의 이미지를 좌우하기도 한다.

개표 상황과 후보자들의 당락 여부만 전달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청자의 흥미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숙제가 있다. 또한 동시에 전국에서 쏟아지는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만큼 방송사간에 기획력과 기술력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MBC는 초당 2.5m의 속도로 360도 회전하는 ‘로봇M’으로 화려함을 더한다. 95인치 디스플레이 2대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각종 데이터와 그래픽을 구현한다. 움직이는 스크린에 개표 데이터를 얹는 기술로 경쟁사를 압도하겠다는 것이다.

SBS는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바이폰이라 불리는 투표 관련 통계 자동 표출 영상에 애니메이션 등을 더해 활용했는데 이것이 시청자에 호반응을 이끌어내며 단순히 정보 전달을 넘어 방송사의 브랜드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때부터 방송사는 메인 워크스테이션 구성과 컴퓨터 그래픽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꽁트 등 드라마 요소를 가져와 극형식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신동욱 SBS 앵커는 “선거와 같은 중요한 정치 이벤트에서 방송가사 공정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있는 것이다”라며 “SBS 선거방송에 참여하는 진행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정성에 대한 훈련을 받아온 만큼 공정하고 신속하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SNS 활용, 이번 선거방송 최대 화두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SNS를 놓고 방송사간 대결이 치열하다. 과거 투표 인증샷을 받는 등 부수적인 요소에 불과했었으나 이제는 쌍방향 소통 및 데이터 수집이라는 측면에서 각광받는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선거와 관련된 SNS 언급량 등을 분석해 리포트한다. 방송사가 SNS 버즈량 등을 분석해 선거 판세를 분석한 적은 있었으나 빅데이터를 제공받아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승현 JTBC 정치부 차장은 “영미권에서 선거와 관련해 SNS 빅데이터를 분석한 적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라며 “영어가 아닌 한글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분석은 페이스북 본사에서도 처음이라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소개됐던 방식과는 다른 리포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TBC와 페이스북이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가 생길 것인가가 포인트다.

SBS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부터 선거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카카오톡과 손잡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해 ‘SBS 국민의 선택 프롤로그’방송을 시작했다. 전원책 변호사와 정봉주 전의원, 설민석 역사전문가가 참석해 총선 정국을 논했다. 선거와 관련된 정보를 방송에 모두 담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다른 플랫폼을 이용함과 동시에 방송사 중 가장 먼저 총선 방송을 시작해 이슈 선점을 노렸다.

정미선 아나운서와 신동욱 앵커(사진=SBS)
◇선거방송, 예능과 만나다

각 방송사는 인기 프로그램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흥미를 더한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의 특정 장면을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KBS는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일부 장면을 패러디하며 MBC는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을 가져왔다. SBS는 호평받았던 영상 그래픽의 업그레이드와 사극과 콩트 요소를 도입했다. JTBC는 ‘썰전’ 포맷을 가져와 선거 판세를 짚어본다. 방송인 김구라와 유시민 전 장관, 전원책 변호사 등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데 선거 방송에 맞춰 형식을 빌려 왔다. 김구라 대신 손석희 사장이 가운데에 앉는다.

정치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예능프로그램의 방송요소를 가져온 것이 눈에 띈다. 주시평 SBS PD는 “과거에는 선거 양상을 화면에 옮기는 것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시청자가 알기 쉽도록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드라마타이즈의 도입으로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분이라하더라도 흥미롭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