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박혁권의 두 얼굴, 길태미VS길선미

by이정현 기자
2015.10.14 07:55:00

극과 극 팔색조 연기
권력 탐하는 장군에서 은둔형 고수로 대변신
제작진도 혀 내두른 호연에 시청률 상승세

배우 박혁권.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분명히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보여준 연기는 180도 차이가 났다. 심지어 바로 전날 3화에서 보여준 연기와도 달랐다. SBS 수목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한 배우 박혁권이다.

박혁권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와 길선미로 1인2역을 소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얼굴만 똑같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이다. 길태미가 고려의 제일검을 자처하며 권력을 탐하는 인물이라면 길선미는 은둔형 고수다. 같은 얼굴이지만 생김새나 말투까지 다르다. 그래도 구분되지 않는다면 눈가에 진한 화장을 한 것이 길태미, 아닌 것이 길선미다.

‘육룡이 나르샤’가 3회까지 방영되면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길태미였다. 아직 아역 분량이 진행되고 있기에 생긴 성인 연기에 대한 시청자 갈증을 그가 풀었다. 남자와 어울리지 않는 화장법, 제일검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거지는 금방 화제가 됐다. 3화에서 보여준 엉거주춤 춤사위는 시청자에 웃음도 줬다. 영화 ‘스물’이나 드라마 ‘프로듀사’ 등에 잠깐 등장해 보여준 유쾌한 매력이 이번 작품에도 잘 담겼다는 평가다.

13일 방송된 4회에서의 박혁권은 달랐다. 이날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길태미의 형, 길선미가 처음 등장했다. 위기에 빠진 어린 땅새(윤찬영 분)를 구하기 위해 깜짝 등장했다. 이후 훗날 땅새의 스승이 되는 장삼봉(서현철 분)과 일합을 겨눴다. 그동안 무술 실력을 자랑할 일이 많지 않았던 길태미와 다르게 길선미는 등장부터 화려한 검술을 뽐냈다.



성격도 길태미와는 달랐다. 동생과는 달리 온후하고 남성다운 성품을 가진 그는 길태미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박혁권은 두 캐릭터를 오가며 ‘육룡이 나르샤’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혁권이 연기한 길태미와 길선미는 여섯 마리 용(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분이 땅새 무휼)에 포함되지 않는다. 조연에 불과한 캐릭터이지만 존재감만큼은 주연 뺨친다. ‘육룡이 나르샤’의 한 관계자는 “외형뿐만 아니라 풍기는 분위기까지 완벽히 달라진 박혁권의 등장에 현장에 있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라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