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중심타선 엇박자? 더 중요한 문제는...

by정철우 기자
2012.08.15 12:32:32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결국 매년 반복되던 것 들이 다시 우리 앞을 스쳐지나가고 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고 LG의 리빌딩이 화제가 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팀 들이 젊은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10년째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LG가 그동안 리빌딩은 찬찬히 해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LG의 올시즌 기록 중엔 고개를 갸웃 거리게 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중심 타선(3,4,5번) 타율과 팀 성적이 반비례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표 참조)

기록 by 박종현
LG가 한참 잘 버티던 4월과 5월, LG 중심 타선의 타율은 8개팀 중 중.하위권이었다. 이병규 이진영 등 주축 선수들의 시즌 스타트가 좋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나 팀 성적은 인상적이었다.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바람을 일으켰다.

주축 타자들은 이내 제 페이스를 찾았다. 6월 이후 LG 중심 타선 타율은 3할을 넘어섰다. 반면 팀 성적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5할 승률이 무너지며 결국 내려가고 말았다.

이 기록은 단순히 ‘중심타선과 팀 성적은 엇박자’로만 보기 어렵다. 오히려 꽤 안정적인 힘을 보유하고도 치고 올라가는 힘을 갖지 못한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바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한 야구인은 “서른 미만의 LG 타자 중 규정 타석을 채우며 2할7푼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이 몇명 안된다. 주축 타자들은 늘 제 몫을 해줬지만 결국 하위 타선에서 받혀주지 못하면 그만큼 힘을 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G는 마운드가 물샐틈 없이 탄탄한 팀이 아니다. 타선의 힘이 어느 정도는 받혀줘야만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러나 LG의 하위 타순은 수년간 고개숙인 모습 그대로다. 주축 선수들을 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딘 탓에 빈 자리가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주축 타자들의 성적이 나빴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평균 성적은 2할7푼에서 3할대를 오갔다. 아무리 안돼도 기본은 해줬다는 뜻이다. 하지만 LG 하위 타순의 힘은 좀처럼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1위 삼성의 하위타순 타율은 무려 2할8푼3리나 된다. LG(.238)보다 5푼 이상 높은 수치다.

하위 타순(7,8,9번)의 타자들이 한 경기서 4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담당하는 이닝은 무려 3이닝이나 된다.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 봤을 때 이 3이닝이 껄끄러우냐, 아니면 쉽게 넘어가는 아웃카운트냐의 차이는 매우 크다. 상대의 투수 운영 방식까지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LG는 이제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4강이 아니라 제대로 된 리빌딩이 먼저 이뤄져야 진정한 변화도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