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추성훈, 살아남기위해 다 버렸다

by이석무 기자
2011.09.06 10:13:24

▲ 추성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풍운의 유도가' 추성훈(36.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명예회복을 위해 자신의 체급도, 자존심도 모두 벗어던졌다.

추성훈은 지난 7월 'UFC 133'에서 '광속펀처' 비토 벨포트(브라질)에게 펀치 연타를 얻어맞고 KO패를 당했다. 경기에서 입은 충격으로 인해 실신한 추성훈은 당시 경기가 열린 필라델피아 주체육위원회로부터 60일 출전정지까지 받아야 했다.

미국 UFC 무대에서 3연패를 당한 추성훈은 퇴출이 유력해보였다. UFC는 선수가 3연속 패배를 당하게 되면 곧바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추성훈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퇴출을 결정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높은 인기와 함께 팬들을 즐겁게 하는 화끈한 경기 스타일을 높이 평가한 것이었다.

대신 UFC는 추성훈에게 조건을 걸었다. 체급을 기존의 미들급(84kg 이하)에서 웰터급(77kg 이하)으로 낮추라는 것이었다. 추성훈의 체격과 파워로는 서양의 강자들과 맞서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였다. 격투기 데뷔 후 줄곧 80kg대 체급에서 싸워 실력을 인정받았던 추성훈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성훈은 UFC의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더 정확히는 살아남기 위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건 도장도 해체하는 등 주변의 어려운 상황도 힘든 선택을 강요했다.

마음을 다잡은 추성훈은 아예 호랑이 소굴로 들어가기로 했다. 일본을 떠나 자신의 뛰게 될 웰터급의 현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캐나다)와 함께 훈련을 하기로 한 것.

일본 최강자라는 자존심을 집어던지고 아예 생피에르의 제자로 들어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마음을 먹었다. 더이상 일본에만 머물러서는 UFC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피에르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의 모든 노하우를 훔쳐오겠다"는 추성훈이 과연 새로운 체급에서 부활하게 될지 주목된다. 추성훈의 복귀전은 내년 2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UFC 일본대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