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예상 뛰어넘은 쾌속 흥행 비결은?

by장서윤 기자
2010.08.24 11:22:02

▲ 영화 '아저씨'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영화 '아저씨'(감독 이정범)의 돌풍이 무섭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23일까지 전국 관객 364만명을 넘어선 '아저씨'는 올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개봉 4주차에도 평일 관객 10만명, 주말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막강한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관객동원률이 꾸준히 유지된다면 올해 최고 흥행작인 '의형제'(546만명)의 기록도 넘볼 수 있으리라는 예측이다.

당초 '아저씨'는 원빈이라는 톱스타의 주연작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으긴했지만 단독 주연작으로 관객 동원 성공 가능성이 대한 우려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어 대박 흥행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아저씨'가 초반 선전 기조를 유지하며 4주차 쾌속 흥행을 달리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아저씨'는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던 전직 특수요원과 가난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외로운 소녀 소미가 마약 범죄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 때문에 아역배우 김새론과의 호흡을 제외하고는 원빈의 단독 주연 카리스마가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작품에서 원빈의 연기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지점이 존재한다. 때로 지나치게 비장한 대사가 어색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몇몇 힘이 덜 빠진 듯한 연기도 눈에 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감성과 액션 연기가 어우러지는 지점에는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서 있기만 해도 화보가 되는' 원빈 스스로가 내뿜는 카리스마가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면서 작품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성 관객들이 원빈의 카리스마에 매혹됐다면 남성 관객들이 영화에 이끌리는 요소는 바로 '액션'이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전통무술인 부르나이 실라트, 아르니스, 칼리 등을 결합시켜 만들어낸 액션 장면은 현란하면서도 절도 있고 빠르다.
 
전작 '열혈남아'로 액션 노하우를 쌓은 이정범 감독은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감각적이고 유려한 액션 장면을 완성해 냈다. 이같은 액션은 빠른 장면 연출과 어우러져 남성 관객들의 발길을 잡아 끄는 지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켜주고 싶은 누군가'에 대해 헌신하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충분하다.
 
스토리 라인 면에서 '아저씨'는 옆집 아저씨 태식(원빈)이 소미(김새론)를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데는 성공했다.
 
장기밀매, 아동학대 등 폭력으로 가득찬 세상 속에서 어리고 순수한 영혼을 구한다는 설정은 관객들의 대리만족적 요소를 충분히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정범 감독은 "겉으로 보여지는 액션보다는 오히려 두 사람의 감성적인 연기 호흡에 주력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감성적인 면모가 충분한 한국관객들의 성향을 영화가 적절하게 표현해내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