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테마록]2009시즌 LG 타선의 체크 포인트 3가지

by정철우 기자
2009.01.07 10:55:54

▲ LG트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LG 트윈스는 한때 '신바람 야구'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2002년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더 이상 그 기분 좋은 수식어를 쓰기 어려워졌다.
 
LG는 2008년엔 꼴찌 수모를 씻기 위해 이진영과 정성훈 등 대어급 FA를 영입했다.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 요소를 안고 있지만 일단 타력에선 새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2009시즌 LG 타선은 정말 변할 수 있을까. 눈여겨봐야 할 것 3가지를 정리해 봤다. 
 
이진영은 일단 LG 우익수 자리를 꿰찰 것이 분명하다. 꾸준한 성적이 가장 큰 장점인 선수인만큼 팀을 옮겨서도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
 
문제는 이진영이 들어갈 자리를 누가 비워주느냐다. 일단 중견수 이대형은 '발'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어 후보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택과 안치용 중 한명은 외야 자리를 내줘야 한다. 2008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안치용이 유리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비단 둘 만의 문제는 아니다. 둘 중 한명이 지명타자로 돌거나 이진영이 1루수로 나서는 경기도 나올 수 있다. 이진영은 "처음엔 1루 수비가 부담됐지만 하면 할수록 자신감과 재미가 생겼다"며 LG 이적 후에도 간혹 1루수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럴 경우 최동수와 상무에서 제대한 박병호가 자리를 내줘야 한다. 적어도 4명 이상은 '이진영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셈이다. 
 
▲ 박용택 [사진제공=LG트윈스]

박용택은 한때 '호타 준족'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잘 치고 잘 달리던 그의 모습이 언젠가부터 잠잠해지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엔 타율이 2할5푼7리까지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잦은 부상 탓도 있지만 단단한 껍질에 가려져 성장이 더뎌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용달 LG 타격코치는 이에 대해 조금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부담'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김 코치는 "약해진 타선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다. 홀로 해결해야 한다는 중압감 탓에 정신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힘겨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바꿔말하면 2009시즌의 부활을 기대해도 좋다는 뜻이 된다. 이진영 정성훈의 가세로 팀 타선이 한결 힘을 받게됐기 때문이다.
 
'해결사'라는 짐도 나눠질 수 있게 됐다. 한번에 여러명 몫을 해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 몫만 잘해줘도 팀은 잘 나갈 수 있다. 짐을 던 박용택이 다시 제 모습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박용택 케이스의 연장선상에서 지켜볼 대목이 한가지 더 있다. 김용달 타격코치의 변신이다.
 
김 코치는 새해를 맞아 "2009시즌엔 덕아웃에서 화이팅을 불어넣는 역할에 비중을 둘 생각이다. 로이스터 감독 이상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색다른 각오를 밝힌 바 있다.
 
2년간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다. 그동안 너무 기술적인 변화와 성적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선수들이 기가 눌린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또 선수들이 스스로 흘리고 있는 땀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김 코치는 "기술적으로는 지난 2년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젠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부담없이 활기찬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 독려할 생각"이라며 "이진영 정성훈 영입으로 팀내엔 건전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선수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