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에서 진정한 최고의 길을 찾다. 끝]KIA 이범석

by정철우 기자
2008.12.31 10:14:14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범석은 2008시즌 KIA가 거둔 몇 안되는 수확 중 하나다. 힘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파이어볼러. 하드 웨어만 놓고 보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유망주 중 유망주다.

이범석 역시 비슷한 유형의 젊은 투수들이 갖고 있는 단점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제구력'. 그는 리그 평균의 두배를 웃도는 폭투와 패스트볼을 기록했다.

9이닝당 패스트볼은 0.15개(리그 평균은 0.07) 폭투는 0.98개(리그 평균은 0.35)나 나왔다. 언제 어디로 공이 갈런지 알 수 없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쯤되면 "이범석은 제구력 향상에 더 힘써야 한다"는 처방이 나올만 하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른 해법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범석은 제구력이 좋지 못하다. 하지만 볼넷이 유별나게 많은 것은 아니다. 이범석의 9이닝당 볼넷은 3.53개로 리그 평균 3.58개를 조금 밑돈다.

반대로 매우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당 6.69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리그 평균(5.76개)보다 1개 정도 많은 수치다.

제구력이 나쁜데 볼넷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닌 투수. 그렇다면 단점인 세기를 가다듬기 보다 장점인 정면승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처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구력이 좋지 않은데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오는 투수, 그것도 150km를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경우 그것만으로도 타자에겐 엄청난 부담이 된다. 공이 언제든 자신의 머리로 날아올 수 있다는 공포는 타자의 능력을 제한하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2001년의 신윤호(LG)나 야쿠르트에 입단한 이혜천 등이 좋은 예다. 둘은 제구력을 가다듬기 보다는 자신있는 변화구 하나를 장착하는 쪽으로 해법을 찾아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이범석은 헛스윙을 유도하는 비율(0.204-리그 평균 0.166)과 병살유도율(0.121-리그 평균 0.108) 수치가 좋다. 모두 공에 힘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주자가 좀 나가더라도 대량실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