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이 "내면만 멋져서 되나요? 외모도 '나이스' 해야죠"
by조선일보 기자
2008.08.22 10:35:07
[조선일보 제공] "이제 노래로 잘 돼야죠."
크라운 제이(29·본명 김계훈)는 이미 '케빈은 바람둥이', '그녀를 뺏겠습니다' 등 '중박'급 인기곡을 발표했지만 그에 대한 관심이 폭발한 것은 분명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출연 이후다. MBC 오락 프로그램 '우결'에서 서인영과 함께 6개월 넘게 부부로 등장하면서 그는 비로소 '스타'가 됐다. 그래서 이달 말 세 곡의 노래를 미니 앨범으로 발표하는 가수, 크라운 제이는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인영이 못지 않게 '신상(신상품)'을 찾고 한정판 패션에 열광하며 수시로 신발을 깨끗이 닦는, 뭐 TV에서 비치는 그런 모습이 다 현실의 저예요. 굳이 새 노래에서 그런 이미지를 벗고 싶지는 않았어요. 음악은 솔직해야 하니까요. '우결' 속 제 일상을 노래로 담았다고나 할까요?"
타이틀곡 '플라이 보이(fly boy)'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익살스러운 가사를 '만만한' 곡조에 담아내던 그의 기존 스타일을 뒤집었다. 변화는 리듬과 선율에 집중됐다. 전자음을 적극 활용해 '장식'이 늘어났고 랩 못지 않게 노래에 힘을 실어 구성은 다층적이다. 그러나 솔직한 가사는 여전하다. " '플라이 보이'는 멋진 사람이란 의미에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그만큼 다른 사람도 사랑하는…."
그가 생각하는 '플라이 보이'는 외모가 중요하다. "깔끔하고 옷도 '신상'이어야 한다"고 했다. "옷은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주기 때문"이란다. "내면만 멋있으면 되나요? 겉으로 '나이스'하게 보이지 않는데…."
그에게 '우결'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인생의 커다란 기회"다. "힙합을 하는데다 얼굴도 사납게 생겨 강하고 껄렁한 이미지로만 비쳐지던 저에게, 로맨틱하고 재미있는 면모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죠."
'가상 부인' 서인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기만의 세상이 정말 뚜렷한 친구"라며 "그걸 존중하고 아껴주고 싶다"고 했다.
진짜 연애 감정이 생길 법도 하겠다. "당연하죠. '부부'로 6개월이 넘었는데, 영화로 치면 2편쯤 함께 찍었을 시간 아닌가요? 인영이와 함께 제 친구, 후배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인영이는 그냥 '형수'로 통해요. 그만큼 어색하지 않죠. 그렇다고 사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서인영씨가 사귀자고 한다면 어떻겠냐?"고 묻자, "프러포즈를 할 때 인영이의 눈빛, 말투, 손동작, 공기, 바람을 다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며 "그 순간의 진심 여부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제가 먼저 프러포즈요? 하하, 뭐라고 해야 하나. 물 흐르듯이 놓아두고 싶어요. 때가 되면 할 수도 있겠죠. 그냥 우리는 많이 편해요. 정말."
중학교 2학년 시절 미국에 가서 홀로 유학생활을 했던 그는 흑인 가족 8명이 사는 집에서 홈 스테이를 했다. 그래서 그에게 힙합은 생활이다. "힙합은 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라고 늘 강조하는 이유다. UCLA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펀드 매니저를 꿈꾸다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군(카투사)에 입대했다. 홍대 앞 클럽에서 놀다가 뜻 맞는 친구들을 만났고 병장 시절 뮤지션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제가 한국에서 가수 생활 하려고 입대했다는 보도가 몇 년 전 있었는데 그거 사실이 아니에요. 엄마가 가라고 했어요. 저는 어려서 말썽을 많이 피워 엄마 말씀에 100% 복종하거든요. 당시 학비 부담도 크고 해서 제가 군대에 가면 엄마가 좀 덜 힘들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군대가 저한테 '우결' 못지 않은 큰 기회를 준 셈이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