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섬유사업가' 허도, 생애 첫 앨범 내고 가수 데뷔
by윤기백 기자
2022.08.24 10:27:35
안치행 권유에 앨범 발매
"회한의 심정, 음반에 담아"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섬유사업가 허우행(63)씨가 ‘허도’(HUR DOR)라는 이름으로 생애 첫 앨범 ‘한탄강’을 발매한다.
24일 발매되는 이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한탄강’과 ‘동대문 연가’를 비롯해 ‘회암사지’, ‘가로등’, ‘양포동 블루스’, ‘인왕산’, ‘가을 풍경’, ‘와목’, ‘휴’,‘이팝꽃’ 등 총 10곡이 담겼다.
이번 앨범은 ‘가요계 거장’ 안치행이 다수의 곡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안치행은 윤수일, 최헌, 주현미, 문희옥, 박남정 등을 키워낸 음반제작자 겸 작곡가다. 앨범 수록곡 전곡은 허도가 직접 작사를 맡았다. 본인이 생업 현장에서 직접 겪고 느꼈던 사연이 서려있어 진정성이 넘친다는 후문이다.
타이틀곡 ‘동대문 연가’는 동대문에서 청춘을 바친 허도가 긴 시간 바라 보며 함께 했던 동대문을 애정어린 회한의 심정으로 반추해 보며 만든 곡이다. ‘한탄강’과 ‘양포동 블루스’는 섬유 생산 지대인 양포동(양주·포천·동두천) 지역을 누비며 활동하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만든 노래다.
늦깎이 신인 가수로 변신한 허도는 “평소 가르침을 받고 늘 존경해온 작곡가이자 스승 안치행 선생님의 지도 아래 열심히 배우고 노래를 불렀다”며 “평생을 바쳐 일했던 섬유업계를 떠나 인생 2장에 그리던 가수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에 대한 회한의 심정을 음반에 담았다”고 감개무량한 심정을 전했다.
‘뼛속까지 섬유인’인 그가 일생의 생업을 내려놓고 가수가 된 것은 안치행의 제안 덕분이다. 3년 전 지인 소개를 통해 허도를 알게 된 안치행은 “구수한 음색과 짙은 감성 등 타고난 가창력 그리고 가수가 되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며 “어릴 때부터 매일 일기를 쓰며 글을 많이 써서 기본적으로 작사 능력도 있다. 제2의 인생 도전을 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허도는 대구공고 섬유과 출신이다. 40년 전 군복무 당시 자신의 노래 재능을 처음 깨달았다고 그는 말한다. 허도는 “회식 때 가끔 배호의 ‘안개낀 장춘단 공원’, ‘돌아가는 삼각지’를 불렀는데 너무 반응이 좋았다”며 “군 복무 시절에는 소속 군부대 장병들이 모두 모인 무대에 올라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역 후인 80년대 초반 서울 동대문 종합시장의 섬유 사업체에 취업해 일하느라 가수의 꿈은 오랜기간 잊고 살아야 했다. 처음 시작은 원단 등 섬유소재의 영업사원이었다고. 동대문 본사와 경기북부 ‘양포동’(양주·포천·동두천) 섬유 공장을 누비며 영업활동을 다녔다. 수년 후 섬유 제조 및 유통기업 썬라이즈 패브릭을 직접 창업, 패션소재 연구개발과 전국적인 유통망 구축에 이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