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예계 마약 파문, 일벌백계해야

by이정현 기자
2017.06.12 09:00:04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의 대마초 흡입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연예계 마약 논란이 거세다. 그와 함께 대마초를 흡입하고 제보한 이는 20대 초반의 걸그룹 연습생이었다. 가수 손가인이 주변 인물로 부터 대마초를 권유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 파장이 커졌다. 대중 영향력이 강한 연예인들이 마약에 손대거나 유혹을 받았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연예인은 마약 관련 파문의 단골손님이다. 지난 1년여 간 가수 아이언·계은숙· 키도·차주혁 등이 탑과 함께 마약 사범으로 검거됐다. 대마초부터 필로폰, 프로포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직업 특성상 △외국 활동이 잦아 마약에 쉽게 노출되고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폐쇄적인데다 △환각증상을 연예활동에 이용하려는 그릇된 생각으로 마약에 손을 댔다.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지난해 전국에서 단속된 마약 사범은 총 1만 4214명으로 이전보다 19.3% 증가했다. 역대 최다다. 조직폭력배, 외국인, 클럽 DJ, 가정주부를 비롯해 공공기관 종사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계층에 침투했다. 마약류 압수 실적도 2015년의 185kg보다 32% 늘어난 244kg이다. 검찰과 경찰이 ‘검경 마약 수사 합동수사반’을 설치해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한 결과이나 마약 사범의 증가는 반갑지 않다.

마약을 한 유명인사를 솜방망이 처벌해서는 안된다. ‘몰랐다’ ‘의료용이다’는 이유로 처벌에 관대해 연예계와 마약의 연결고리를 끊지 못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지만 그때뿐이다. 아이돌 스타의 그릇된 판단이 이들을 동경하는 청소년에 악영향이 갈까 걱정스럽다.

마약 퇴출을 위한 검경의 수사 확대 및 강력한 처벌이 시급하다. 직접 마약에 손댄 이들뿐만 아니라 공급책을 찾아내 마약 유통 경로를 밝혀내야 한다. 연예계의 마약 파문을 한두 명의 일탈로 한정해서는 곤란하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로 의혹을 해소하고 연예계 마약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