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중문화 키워드③]'파워커플', 한국의 新 연예권력 부상

by최은영 기자
2009.12.16 09:28:45

▲설경구-송윤아, 현빈-송혜교, 이진욱-최지우, 장동건-고소영(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설경구-송윤아, 장동건-고소영, 현빈-송혜교, 최지우-이진욱, 강혜정-타블로, 박한별-세븐, 노홍철-장윤정, 박정아-길···.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세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스타커플이라는 사실과 함께 연예계 신 권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세인들의 관심을 통해 연예계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이들 커플들은 한국에서만큼은 할리우드 최고 커플이면서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브란젤리나'(안젤리나 졸리+브래드 피트)의 화제성을 능가한다.

이들이 갖는 화제는 어쩌면 당연지사다.

개개인의 이름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이들이 커플로 짝을 이뤘으니 시너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파워맨과 파워우먼의 결합은 대중에 묘한 판타지를 안겼다. 사람들은 이들의 만남과 이후 소소한 이야기들에까지 관심을 보이며 스타커플의 사랑을 응원했다.

올해 스타커플 탄생의 시작은 '지우히메'의 사랑이었다. 한류스타 최지우는 지난 2월 6세 연하 탤런트 이진욱과 핑크빛 열애 사실을 알렸다. 두 사람은 2007년 MBC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만나 2년째 소중히 사랑을 키워왔고 이후 이진욱의 군입대에도 휴가도중 한가로이 인사동 데이트를 즐기는 등 평범한 소시민과 같은 면모를 보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류스타 커플 현빈과 송혜교의 만남에도 대중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 해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은 드라마에서처럼 실제 연인이 돼 더없이 예쁜 사랑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탤런트 박한별과 가수 세븐이 오랜 열애설을 뒤로 하고 연인 사이임을 공개 시인해 화제를 모았고, 노홍철-장윤정, 길-박정아, 타블로-강혜정도 활동 분야부터 색깔까지 180도 다르지만 짝꿍 선언을 해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타블로-강혜정은 혼전임신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지난 10월 결혼해 더욱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파워커플'의 득세는 영화계 빅 커플로 불리는 설경구와 송윤아의 깜짝 결혼으로 촉발됐다.



재혼남 설경구와 만인의 연인이던 골드싱글 송윤아의 만남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극적 스토리로 인구에 회자됐다. 집안의 반대로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지난 5월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 두 사람은 내년 1월 각각 새 영화를 선보이는 등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파워커플의 정점은 장동건과 고소영이 찍었다. 지난 11월 증권가 사설정보지를 통해 결혼설이 불거지기 무섭게 열애 사실을 공식 발표한 두 사람은 자타가 공인하는 '파워커플'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외모에 인기, 재력까지 어느 것 하나 기울거나 빠짐 없이 모든 조건이 월등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12월 결혼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두 사람 모두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고 밝힌만큼 새해에는 이들의 결혼 소식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장동건과 고소영은 독보적인 외모에 특A급 인기, 그리고 '준 재벌급' 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해볼만하다. 고소영은 강남 청담동에 시가 100억대의 빌딩을 소유한 부동산 재벌에 장동건은 자신의 소속사인 AM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다.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할 경우 진정한 한국의 '브란젤리나' 커플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장동건과 고소영은 앞서 열애 사실을 공개한 현빈-송혜교 커플과 최근 더블 데이트를 즐기며 파워커플의 위상을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스타커플은 할리우드처럼 ‘파워커플'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새롭게 평가 받을 만하다. 특히 자선과 사회봉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최수종-하희라, 정혜영-션, 차인표-신애라의 경우처럼 이들의 활동은 희망을 전함과 동시에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물론 양날의 칼일 수 있다. 결혼 후 모범적인 가정생활과 끊임없는 선행으로 올바른 가족상을 제시함과 더불어 나눔문화 확산 등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반면 일부 커플처럼 볼성사나운 이혼 소송 등으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연예계도 스타의 파워가 점차 커짐에 따라 스타커플의 일거수 일투족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새로운 문화가 되고 있다”면서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해외 커플과 달리 봉사와 사회 활동으로 자신들의 인기에 보답하는 국내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