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년' 김혜성의 소신..."배우는 저마다의 길이 있어"(인터뷰①)
by유숙 기자
2008.11.17 10:08:03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영화 현장은 고향 같아 좋아요"
영화 ‘제니, 주노’로 데뷔한 김혜성.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지만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폭력써클’ 등 영화에 대한 기억이 좋았나보다.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에 출연한 김혜성은 “단편이었지만 첫 데뷔도 영화였고 영화 현장이 더 편하다. 3회 촬영 동안 마음도 편하고 진짜 기분이 좋았다”며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에 무척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일에서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시기 만나게 된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을 하게 됐다. 그래도 처음에는 망설임이 있었다. 이유는 퀴어영화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퀴어영화였고 일반 남자들처럼 나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많이 망설였어요.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대사가 없어 얼굴 표정과 감정으로 표현돼야 해서 잘 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소년들이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풋풋한 이야기. 화면을 순정만화처럼 ‘아름답게’ 만드는 데는 미소년 같은 김혜성의 외모가 한 몫을 했다. 여자도 부러워할 만한 미모(?)의 소유자 김혜성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스크린을 보고) ‘예쁘게 나오네’ 생각했어요.(웃음) 이미지가 고정될까 걱정도 했었지만 마음 편하게 생각하려구요. 이렇게 태어난 걸 어떻게 하겠어요. 성형수술을 해서 독해 보이도록 바꿀 수도 없으니 말이죠. 모든 캐릭터들은 외적인 이미지도 중요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당장 마초 같은 캐릭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외형도 바뀔 것이고 그때 충분히 변신해도 늦지 않는단 생각이에요.”
그렇게 마음은 비웠지만 김혜성은 그렇게 되기까지의 시간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혜성은 “유약한 소년의 역할에만 주로 캐스팅 됐던 지금까지도, 지금도 연기하면서 솔직히 힘들다. 나이가 들어 이미지가 바뀌기까지의 시간도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김혜성은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았고 소신 또한 뚜렷했다. 김혜성은 “지금보다 어릴 때는 스타를 꿈꿨지만 연기자마다 각기 가야할 길이 있는 것 같고 내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잘 선택하는 게 좋은 것 같다”며 “그러기 위해서 내가 남들보다 많은 경험을 해야 하고 오로지 연기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로 가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자칫 역할이 제한될 수 있는 ‘예쁜 외모’를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 20대 때는 편안하기보다 여기저기 깨져보면서 많은 것을 얻고 싶다는 김혜성. 그는 “지금 나는 내가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0명에 8명 이상은 공감해야 배우라고 생각하고 공감을 안 하면 그냥 연기 배우는 학생일 뿐”이라며 “20대에 이루고 싶은 것은 ‘배우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 ‘다음 작품이 기대 된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