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삼우 기자
2008.05.15 11:19:03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김동진(제니트)이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들어올렸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면 한국 선수들이 한 시즌에 유럽 클럽대항전의 양대 산맥인 챔피언스리그와 UEFA컵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이정표가 세워진다.
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의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15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7~2008 UEFA컵 결승에서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레인저스를 2-0으로 꺾고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직후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제니트에 진출했던 김동진은 후반 인저리 타임에 출전, 1분여 동안 짧지만 의미있는 활약을 했다. 제니트는 후반 27분 이고르 데니소프의 결승골에 이어 김동진이 투입된 인저리 타임에 터진 콘스탄틴 주리아노프의 쐐기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외신 사진에는 김동진이 추가골을 넣은 주리아노프의 어깨를 감싸안고 함께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환호하는 장면이 클로즈업됐다.
김동진과 이날 손목 부상으로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진 팀 동료 이호는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으로 우승컵을 안은 1987~1988 시즌 이후 20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UEFA컵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AFP 통신도 맨체스터발로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AFP 통신은 이 기사에서 오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첼시와의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있는 박지성도 주목했다. 한국 선수가 또 하나의 유럽 축구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달 2일 AS 로마와의 8강전부터 챔피언스리그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맨유의 결승 진출에 기여한 박지성은 첼시전 출장도 유력한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 박지성은 일단 출전만하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신이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지휘봉을 잡고 스코틀랜드 리그를 호령했던 친정팀 레인저스를 울리고 UEFA컵을 차지, 냉정한 승부의 세계를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