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응급처치 논란 "가까운 병원을 두고 왜?"

by노컷뉴스 기자
2007.12.31 12:21:05

[노컷뉴스 제공] 권투경기 후 뇌출혈로 쓰러진 최요삼(33. 주몽담배)이 일주일째 의식불명 상태인 가운데 사고 당시 응급처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고 뒤 병원 선택과 응급처치 미숙 등으로 사태가 악화됐다는 의혹과 병원 측의 부인이 맞서고 있다.

최요삼의 가족과 지인들은 사고 당시 더 가까운 병원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지난 25일 WBO(세계복싱기구) 플라이급 대륙간 챔피언전이 열린 곳은 서울 광진구민체육센터. 쓰러진 최요삼이 실려간 병원은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이다. 그러나 천호대교만 건너면 되는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과 같은 광진구 건국대병원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가족과 지인들은 "구급차 안 의사에게 '왜 가까운 아산병원이나 건대병원으로 가지 않느냐'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연됐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일단 주차장에서 구급차가 다른 차들에 막혔고 119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10~2분이 소요됐다"면서 "게다가 굳이 순천향대병원을 고집하면서 시간이 더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사고 당시 응급의사였던 순천향대병원 의사 A씨는 "뇌출혈 가능성이 있었던 긴급상황이었다. 당연히 근무하고 있는 병원으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병원 측도 "CT 검사 결과 워낙 뇌출혈이 심해 10~20분 빨랐다고 해서 사태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응급처치도 논란의 대상이다. 구급차에 동승한 최요삼의 지인에 따르면 의사가 산소마스크 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등 응급처치가 미숙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두 손으로 머리를 잡고 있어 산소호흡기를 작동하기가 어려웠고 비상약품 등도 차 안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도 확보와 약물 투여 등 응급조치 후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원칙이며 시간 지체가 환자에 영향을 미쳤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응급의료센터 임상기록에 기입된 시각이 다른 것도 문제다. 순천향대병원은 최요삼의 병원 도착시간을 오후 3시 16분이라고 기록했지만 정황상 시간이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잘못 기재됐다고 인정했다. 또 검사 기간과 CCTV 화면 시간도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요삼의 뇌사판정 여부가 일단 내년 1월 8일 이후로 연기된 가운데 자칫 불행한 사태로 귀결될 경우 순천향대병원도 윤리적 책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