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피는 꽃' 이종원 "머리 길러 상투, 내 아이디어…샴푸도 바꿨죠" [인터뷰]①
by최희재 기자
2024.02.20 10:00: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머리 길러도 칭찬을 받을 수가 있구나’ 했어요.(웃음)”
지난 15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종원이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 캐릭터와 헤어스타일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조여화(이하늬 분)과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이날 이종원은 “이렇게 높은 시청률도 처음 겪어보고 단독 주연도 처음 해보고 사극이라는 장르도 처음 해보다 보니까 모든 게 다 낯설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꽤나 많은 것들이 처음이라서 조금씩 실감을 하다 보니까 드라마가 끝나가는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밤에 피는 꽃’ 마지막회는 시청률 18.4%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이종원도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얼마 전에 설날이었지 않나.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의 이런 반응이 처음이다. ‘설날에 방송한 게 잘됐구나’ 싶었다”면서 “이번 드라마를 하고 나서 어르신분들의 사랑을 많이 느끼고 있다. 새롭고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출연 계기를 묻자 이종원은 “재작년에 오디션을 봤다. 이후에 감독님과 수차례 미팅을 하고 캐스팅이 됐다. 사극, 액션, 승마 등 여러 가지가 다 처음이었다”면서 “유난히 준비기간에 철저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하늬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려면 조금이라도 따라가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액션스쿨을 일주일에 네다섯 번씩 갔던 것 같다. 연습을 많이 하니까 당황하지 않게 되더라.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해서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첫 사극 도전에 으레 따라붙는 우려와 달리 이종원은 사극에 걸맞는 연기력과 목소리 톤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특히 머리를 길러 깔끔하게 상투를 튼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종원은 캐릭터 준비 과정을 설명하며 “상투 튼 게 첫 번째인 것 같다. 머리 길이에 대해 감독님께 ‘제가 머리 길러서 상투 트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요청을 드렸다. 감독님께서도 기를 거면 앞으로 쭉 기르자고 하셨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제 의견을 존중해 주신 덕분에 상투를 틀 수 있었다”면서 “의외였는데 상투 튼 걸로 선배님들, 시청자분들께 칭찬을 많이 받았다. 예상치 못했던 칭찬이었다”고 말했다.
이종원은 작품 촬영을 마친 지금도 장발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첫 번쨰로는 다음 작품을 뭘 하게 될 지 몰라서다. 자르는 거야 순식간에 할 수 있는데 기르는 건 그렇게 할 수가 없지 않나. 어떤 캐릭터를 만나게 될 지 몰라서 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길러보니까 묶을 수도 있고 넘길 수도 있고 재밌는 것 같다. 근데 머리가 잘 안 마르고 여기저기 보이니까 (웃음) 여성분들의 고충을 몸소 느끼고 있다. 머릿결 유지를 위해 샴푸도 바꿨다. 헤어 드라이기도 샀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수호는 단단하고 고집도 세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편은 아니다. 제 성격과 너무 반대되는 인물이어서 제 내면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수호의 모습을 저한테 찾으려고 노력을 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의 탈의 신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상의 탈의가 있다고 들었다. 철저하게 한 준비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하루 스케줄이 운동하러 갔다가 오후 액션, 승마였다”면서 “수호는 복근이 있는 친구였다. 저는 말라서 복근이 있는 거였지, (보이게) 나오진 않았었다. 수호가 되기 위한 일환으로 운동도 하고 식단 관리도 하고 건강하게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열심히 준비했다는 ‘밤에 피는 꽃’. 기억에 남는 반응을 묻자 “이종원 말고 수호랑 결혼하고 싶다고 하시더라.(웃음) ‘내가 연기를 잘했나보다’ 생각했다. 그만큼 또 수호의 단단한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거지 않나. 배우로서 너무 좋은 칭찬이라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