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에미상, 과거 돌아보는 계기…'강남순'=새로운 기회였죠" [인터뷰]③
by최희재 기자
2023.12.03 15:32: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강남순’은 ‘앞으로 더 다양한 걸 해봐도 될까요?’ 라는 질문에 확인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 종영 후 이데일리와 만난 배우 이유미가 ‘강남순’의 의미에 대해 전했다.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로벌 쓰리(3) 제너레이션 프로젝트. 이유미는 극 중 부모를 찾기 위해 몽골에서 날아온 엉뚱 발랄한 괴력의 소유자 강남순 역을 맡았다.
이유미는 “연기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는 것 같다. 그걸 느끼는 순간들이 저 혼자만 해내는 게 아니라 같이 연기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이나 말이나 감정이 저를 이만큼 크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항상 크다. 누군가와 연기를 할 때 저도 그런 사람이고 싶을 정도다”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빌런 류시오 역 변우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유미는 “연기에 대해선 진지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상의도 많이 하는데 연기 이외의 부분에선 장난도 많이 쳤다. 알고 지내던 사이이다 보니까 친근하게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극 중 두 사람은 대립했지만 오묘한 케미로 ‘시오남순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류시오(변우석 분)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장면에서 강남순(이유미 분)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유미는 “그 장면을 찍을 때 버전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처음엔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해서 눈물 흘리는 게 있었고 하나는 어쨌든 류시오는 범죄자니까 좀 덜어내고 다른 감정으로 연기했던 게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남순이로서는 아무리 악인이어도 류시오의 죽음을 바랐을 거 같지는 않다. 한국 법으로 이 사람이 처단됐으면 좋겠는 거지, 죽음으로써 끝나지는 원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나 때문일 것 같은 느낌도 있지 않겠나. 그런 마음에 그런 감정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희식 역의 옹성우와는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군 생활 중인 옹성우와는 어떤 연락을 나눴는지 묻자 이유미는 “군대에 있다 보니까 가끔 메시지를 남긴다. 연기가 좋으면 캡처해서 보내고 웃긴 게 있으면 찍어서 보내고 그랬다. 촬영장에서 좋은 친구 만난 느낌으로 연락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옹성우에 대해 “연기적인 면에서 되게 진지하고 공부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더라. 얘기를 많이 할 수 있는 배우 친구이기도 하다. 다른 면으로는 정말 웃기고 재밌는 친구다. 현장에서도 장난치고 그러는데 정말 재밌다. 이 친구의 코미디를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부터 ‘지금 우리 학교는’, ‘힘쎈여자 강남순’까지. 이유미는 차근차근 그리고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앞서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게스트 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이자 아시아 배우 최초였다.
이유미는 “에미상을 받았을 때는 아무도 저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때였지 않나. 상을 받음으로써 저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거니까 의미있는 상이었고 그 전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상이었던 것 같다”며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까 과거에 대한 보답 같아서 뿌듯하고 스스로에게 격려를 좀 해주기도 하고. 좀 더 시간이 지나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 부담도 된다. 상에 대한 의미가 점점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순’은 그 상황을 겪고 나를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였다. ‘앞으로 더 다양한 걸 해봐도 될까요?’ 라는 질문에 확인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둘 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가 궁금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그 캐릭터를 대중들도 궁금해 했으면 좋겠다”면서 “올해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성장한 한 해인 것 같다. 내년도 나태해지지 말고 똑같이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성장해서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