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PICK]'젊은이의 양지', 경쟁사회 속 현대인의 자화상

by박미애 기자
2020.10.31 10:03:51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채권추심 콜센터의 계약직 센터장 세연(김호정 분)은 업무실적과 정규직 채용을 빌미로 자리를 위협받는다. 세연의 콜센터에서 현장 실습을 하게 된 19살의 준(윤찬영 분)은 사진이라는 자신의 전공과는 너무나도 무관한 일에 적응하지 못한다. 여느 날처럼 늦은 밤까지 독촉 전화를 하던 준은 얼떨결에 직접 카드 연체금을 받으러 갔다가 도저히 못 하겠다며 울먹이며 세연에게 전화하고, 세연은 어떻게든 돈을 받아오라며 준에게 윽박지른다. 그날 밤, 유서를 남긴 채 사라진 준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세연에게는 준으로부터 사건의 단서가 담긴 메시지가 하나씩 도착한다.

‘유리정원’ ‘마돈나’ ‘명왕성’ 등의 작품들을 통해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주제의식으로 공감을 이끌어낸 신수원 감독의 새 영화. ‘젊은이의 양지’를 통해 무한경쟁 사회에서 희망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의 서글픈 현실을 비춘다. 이 시대의 청춘에게 전하는 어른들의 반성문.

감독 신수원. 러닝타임 11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10월28일.



삼진그룹 입사 8년차이지만 여전히 말단인 동기 3인. 실무 능력 퍼펙트, 현실은 커피 타기 달인인 생산관리3부 오지랖 ‘이자영’(고아성 분), 추리소설 마니아로 뼈 때리는 멘트의 달인 마케팅부 돌직구 ‘정유나’(이솜 분),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 실체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 달인 회계부 수학왕 ‘심보람’(박혜수 분)은 대리가 되기 위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모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영은 잔심부름을 하러 간 공장에서 검은 폐수가 유출되는 것을 목격한다. 자영은 유나, 보람과 함께 회사가 무엇을 감추고자 하는지 알아본다.

1990년대 실제 일었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말단 여성 직원 세 사람이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통해 강자를 상대로 ‘맞장’을 뜬 약자들의 통쾌한 승리를 그린다. IMF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 개인의 멋과 개성을 중시하던 문화가 꽃을 피운 1990년대에 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고증으로 눈과 귀도 즐겁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유쾌한 레트로 영화.

감독 이종필. 러닝타임 11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10월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