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 커브 자신감 앞세워 '에이스 업그레이드'

by박은별 기자
2013.08.24 12:46:48

류제국.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커브에 대한 자신감을 앞세워 에이스다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LG 류제국이 고비였던 경기서 든든한 존재감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류제국은 2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홈런 2개 포함 7피안타 2사사구에 4실점(4자책), 팀 승리를 도왔다. 홈런은 맞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는 류제국의 모습은 여전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의 연패를 끊어냄과 동시에 우승확률 85%라는 LG의 ‘60승’도 류제국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그의 호투에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던 이유다.

류제국 개인으로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5,6월 3점대이던 평균자책점이 7월들어 5.65로 늘며 조금씩 흔들린 모습을 보였던 그다. ‘승리의 아이콘’, ‘지지 않는 사나이’, ‘복덩이’로 불리던 그는 7월들어 피안타율이 급격히 상승,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 게임도 있었다. 그 사이 시즌 첫 패, 2패를 떠안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게 자리잡은 소나무처럼 큰 흔들림은 없었다. 최근 2연승으로 시즌 6승째 달성. 삼진은 무려 9개를 잡아내며 국내 무대 데뷔 후 가장 많은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남겨둔 시점에서 류제국의 건재함은 LG 마운드에 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의 가장 큰 고민은 승리를 잠당할 수 있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없다는 것이다.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고 1,2위로 올라가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그때문이다.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용병 리즈는 확실한 승리 카드로는 2% 부족한 느낌이다. 또 다른 용병 주키치도 언제 올라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류제국이 확실한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대를 압도하는 구위와 에이스로서의 배짱, 그리고 소위 말하는 큰 경기 기싸움에서 이길만한 선수로 류제국만한 인재가 없다.



류제국은 남은 시즌 희망을 이야기했다. 커브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찾았던 덕분이다. 그는 “커브 제구가 잘 되고 있다. 전보다 각이 예리해졌다. 시즌 초반보다도 훨씬 낫다. 커브 던질 때 폼이 위아래도 회전을 해야하는데 옆으로 돌면서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 점을 보완한 것이 더 좋아졌다. 남은 시즌 커브가 얼마만큼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잘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덩달아 폼도 바꾸면서 팔에 부담도 훨씬 덜었다는 것이 류제국의 설명이다. 여기에 승부근성과 배짱, 자신감을 기본으로 한국무대 경험까지 하나 둘 더 쌓여가고 있다. 류제국이 시즌 막판 점점 더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제 제 구위를 찾은 류제국의 남은 시즌 목표는 하나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류제국이 에이스의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던 꾸준함의 연장선상이다. 류제국은 이날 SK전에서 5번째 등판만에 6이닝을 소화했다. 7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온 건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 모양.

그는 “6회 들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면이 있다. 체력적인 부분이라기보다 집중력 문제인 것 같다. 미국에선 클리닝 타임이 없었는데 여기선 클리닝 타임에 오래 쉬다보니 집중력이 더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 점을 보완해서 선발 투수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기태 LG 감독은 류제국을 ‘에이스’라고 불렀다. 시즌 막판을 달려가는 요즘, 류제국이 남은 시즌 에이스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커브로 자신감을 찾은 류제국도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업그레이드된 에이스 류제국은 후반기 얼마나 더 강력해질 수 있을까. 그의 어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