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여우’ 이승민의 튀는 결혼공식 '1+1=4'

by최은영 기자
2010.03.19 12:14:17

"젊은 사모님? 옵션이 빵빵하긴 하더라”

▲ 이승민(사진=김정욱기자)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이승민, 본명 김민주. 직업은 배우, 올해 나이 서른한 살.

잡지모델로 활동하다 1999년 KBS 2TV 청소년드라마 '학교2'로 데뷔해 밝고 명랑한 역할을 주로 맡아오다 돌연 공백기를 갖고 이승민으로 이름을 바꿔 연기활동을 이었다.

여기까지는 익히 알려진 사실들로 새로울 게 전혀 없다. 하지만 배우 이전에 한 인간으로 개인사를 파고들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이 이토록 많았던가 신기할 정도다.

내친김에 알려진 얘기 조금 더 하자면 그녀는 요즘 배우보다 '젊은 사모님'으로 더 통한다. 11년 경력의 배우에게 이 무슨 무례한 말인가 싶겠지만 우리 사회의 보편적이면서도 냉정한 시각이 그렇다. 
 


지난해 '꽃보다 남자' '탐나는 도다' 등을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 그룹에이트의 송병준 대표가 그녀의 남편 된다. 무려 이승민보다 열아홉 살이나 위다. 꽃다운 '젊음' 하나를 제외하곤 몇 곱절 많을 재력에 나이, 심지어 결혼 경험, 자녀까지 보통의 아가씨라면 쉬 감당하기 힘든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

이 같은 사실 하나만으로도 혹자는 색안경을 낀 채 그녀를 보려들지 모른다. 결혼을 출세를 위한 하나의 도구로 활용하는 속물 취급할 이들도 분명 있을 게다.

하지만 그녀는 의외로 자신의 선택에 당당했다. 신접살림에 대해 물으니 "송 대표(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이렇게 불렀다) 살던 홍은동 집에 차렸는데 전 숟가락 하나도 안 들고 시집갔어요"라며 한술 더 떠 자랑이다.

일면 뻔뻔한 듯하면서도 솔직한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그녀의 계속된 당당함 앞에서는 살짝 부러운 마음마저 움텄다.
 
이승민은 "원래 독신주의자였던 나를 송 대표가 바꿔놨다"고 했다. 지난해 말 결혼발표 당시 보도자료에 잘못 나간 게 있다며 그에 대한 정정과 함께.

"보도자료에 '이 사람이면 결혼을 할 수 있다'로 나갔는데 제가 원래 회사 측에 전한 정확한 말은 '이 사람이면 결혼을 해야한다' 였어요. 송 대표는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연애할 때 싸우기도 했는데 결혼에 대한 확신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어요. 이런 게 인연이고, 사랑이겠죠."
 
이승민은 지금의 남편과 3년여 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나 친구로 1년 반을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그녀는 교제 초반 둘 사이를 '말동무'로 정의해 말했다. 취향을 비롯해 사고의 지점까지 이란성 쌍둥이처럼 통하는 게 많았다. 성산동과 홍은동으로 서로의 집도 가깝다보니 적적하고 말동무가 필요할 때면 불러내기도 좋았다.
 
▲ 영화 '무법자'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와 배우 이승민 부부. 지난 1월 결혼한 두 사람은 서로의 일을 존중하고 응원하며 동반자적 길을 가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

 




그녀의 결혼생활을 본격적으로 파고들면 놀랄 일은 더욱 많아진다.

가족 구성원의 면면부터가 독특하다. 나이차 많이 나는 이들 부부에 올해 스물한 살 된 딸, 그리고 열아홉 살 아들, 그리고 개, 고양이 각각 한마리씩과 한 집서 동거중이다.

앙숙 관계로 알려진 개는 아들이, 고양이는 딸이 좋아해서 같이 키우게 됐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개와 고양이를 한집서? "동물학대 아니냐"고 눙을 쳤더니 "우리집 녀석들은 잘 때도 서로 부둥켜 안고 자는 데요?"라며 웃는다.

사실 개와 고양이의 낯선 동거를 되짚어 물은 건 이승민과 결혼으로 한 가족이 된 두 아이들 사이 관계가 그와 유사하지 않을까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새엄마와 자식간 나이차래야 불과 10살 남짓. 남편과 나이차보다 아이들과의 그것이 곱절 가량 적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민은 "내 새끼, 내 식구"라며 끝까지 살갑게 아이들을 챙겼다.

"얼마 전 아들이 누군가에게 실수를 해 혼을 낸 적이 있어요. 가서 사과하라고 했죠. 그런 뒤 한편으론 이 녀석이 내 마음을 곡해하면 어쩌나 마음이 조마조마 했는데 나중에 제말대로 진짜 사과를 했더라구요. 그때 가슴이 정말 뭉클했는데...남들은 그래요. 아이들 혼낼 일 있으면 섣불리 나서지 말고 송 대표가 해결하도록 하라구요. 그런데 진짜 가족은 그러지 않잖아요. 송 대표와의 결혼이 그러했듯, 아이들의 엄마 자리 또한 제겐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선택이었어요."
 
이후 자녀 계획에 대해 물으니 "내 배 아파 낳을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지금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그걸로 족하다"고 했다.    

그녀의 깨 볶는 소리 요란한 신혼 이야기는 그 후로도 한참을 계속됐다. 딸은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는데 아들은 끝까지 '아줌마, 아줌마' 한다며 볼멘소리도 냈다가 지난 설엔 나물, 산적 등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해 차례를 지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는 얼굴 가득 홍조도 띄었다.

행복한 표정으로 결혼생활을 이야기하던 이승민은 "나는 한 남자를 선택했을 뿐인데 옵션이 얼마나 빵빵한 줄 아느냐"며 "다 키워놓은 아이들에 고양이 그리고 개, '빚'까지 얻었다"고 웃었다.

(사진=김정욱기자)
▲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