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동방신기·유진박 사건, 그들은 이미 알았다?

by윤경철 기자
2009.08.03 10:27:00

'팬'이 '펜'보다 빠르고 무서운 세상

▲ 유진박(사진 왼쪽)과 동방신기.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요즘 대중문화 핫이슈는 동방신기와 유진 박 사건이다.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3명은 지난 7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세간을 놀라게 했고 유진 박은 최근 폭행, 감금, 출연료 갈취설에 휘말려 가요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팬들의 계속된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는 점이다.

미디어와 경찰은 두 사건에 대해 ‘사실무근’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팬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실제 동방신기 사건의 경우 한 달 전부터 팬들 사이에선 이상 징후가 감지됐지만 미디어는 ‘사실무근’으로 결론을 내리고 구체적인 취재를 하지 않아왔다. 유진 박 사건 역시 지난해 말 불거졌던 문제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수사 종결을 내렸다.

하지만 팬들은 달랐다.



동방신기 건에 관해 미디어의 경우 소송 전까지 몇몇 매체를 제외하고는 내용조차 몰랐지만 팬들은 이미 구체적인 정황까지 알고 있었다. 또 소속사와의 갈등이 멤버들이 개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동방신기 팬들은 각종 게시판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올렸고 팬카페 등에서 성토대회를 벌이기도 했다.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역시 마찬가지다.

수렁에 빠진 유진 박 구명에 나선 것은 미디어도 경찰도 아닌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었다.

경찰의 수사 종결로 사건이 마무리 됐던 유진 박 폭행․감금설은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유진박의 처참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이후 유진 박의 팬들은 다음 아고라에 5만 명 서명을 목표로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님을 도와주세요'라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시작했고 같은 날 '유진 박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연합'이라는 카페를 개설해 변호사와 인권단체의 자문을 구했다. 또 MBC ‘PD수첩’ 등 각종 시사프로그램에 유진 박 사건을 취재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팬들은 이에 머물지 않고 경찰이 내사 종결한 이번 사건에 대해 재수사까지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스타의 팬들이 이런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달라진 인터넷 환경과 관련이 깊다. 특히 동영상 UCC(User Created Contents)의 등장은 주로 게시판을 통한 의견 개진이나 댓글, 사진 등의 콘텐츠로만 만족해야했던 팬들의 참여 방법을 다양화 시키고 동시에 참여 욕구 또한 높이는 확실한 계기가 됐다. 동시에 미디어가 담당해 오던 공중의 여론 형성 또한 가능해진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