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파워 누룰 맞춤형 선발 스타일은?

by정철우 기자
2007.11.26 11:32:49

▲ 선동열 코치-김경문 감독 (좌측부터)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야구 대표팀이 오키나와 전지 훈련을 모두 마치고 27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열리는 대만에 입성한다. 대회 첫 경기는 12월1일 대만전. 이제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첫 상대인 대만은 25일 청백전에서 6개의 홈런을 뽑아내는 힘을 뽐냈다. 세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파워다. 한국 대표팀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최근 제 37회 야구 월드컵에 참가했던 강문길 감독은 "대만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스윙이 크다. 빠르고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를 등판시켜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아니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시리즈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SK는 대만 챔피언 퉁이 라이온스를 13-1 7회 콜드 게임으로 꺾었다. 퉁이는 대만리그 베스트 나인(10명) 중 7명,골든 글러브 수상자 9명 중 5명을 배출한 강팀이다.

당시 SK의 퉁이전 선발은 채병룡이었다. 채병룡은 최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불과한 투수다. 그러나 퉁이는 좀처럼 채병룡에게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1점도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실투가 홈런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현재 대표팀의 전략과는 유형이 다른 기용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렇다면 김성근 SK 감독은 왜 채병룡을 퉁이전에 썼을까.



대만 타자들에 대한 성향 분석은 비슷했다. 김 감독과 SK 전력분석팀은 전체적으로 퉁이 타자들의 스윙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김 감독의 처방전은 '몸쪽 승부'였다. 타자의 몸쪽으로 제구되는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를 가장 먼저 꼽았고 안정감이 장기인 채병룡을 낙점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윙이 크게 퍼져 나오면 몸쪽에 빈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된다. 빠른 공에 약해지는 것 보다는 코너 워크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몸쪽 승부는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대만 타자들의 기동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국제대회는 전력차 만큼의 점수차가 잘 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동안 한국이 대만전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지만 점수로는 크게 앞서지 못했다. 따라서 대만의 뜬금포 한방은 우리가 공 들여 쌓은 탑을 단번에 무너트릴 수도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 선동렬 수석코치는 대만전 선발 투수로 누굴 기용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만의 한방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로 누굴 선택할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