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표팀이 노란색 대신 검은색 유니폼 입은 이유
by이석무 기자
2023.06.18 10:53:34
|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니와 경기에 앞서 무릎을 꿇은 채 인종차별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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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전통적인 노란색 유니폼 대신 검은색 유니폼으로 입고 경기에 나섰다.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니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전반 27분과 30분 조엘린톤(뉴캐슬),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전반에 연속골을 터뜨린 뒤 후반 2분과 후반 43분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페널티킥)의 추가골을 더해 완승을 거뒀다. 기니는 세르투 기라시(슈투트가르트)가 전반 36분 한 골을 만회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패보다 더 화제가 된 것은 브라질 대표팀의 유니폼이었다. 원래 브라질 대표팀을 상징하는 유니폼은 밝은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다. 특히 팀 별명이 노란색 새인 ‘카나리아’일 정도로 노란색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이날 브라질 선수들은 노란색이 아닌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최근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것을 항의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였다. 비니시우스는 지난달 발렌시아와 원정 경기에서 상대팀 발렌시아 홈 관중으로부터 ‘원숭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비니시우스는 이에 분개해 해당 관중석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전을 벌였다.
비니시우스는 유럽 프로축구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인종차별의 대표적 피해자다. 과거 마드리드의 한 다리에서 자신의 인형이 줄에 걸린 채 난간에 매달린 사건을 겪는 등 끊임없이 시련을 겪고 있다.
이날 브라질 대표는 물론 기니 대표팀 선수들도 ‘인종차별이 있다면 경기는 없다’고 쓰인 플래카드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경기 전에는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브라질 선수들은 후반전에 다시 노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경기를 치렀다.
에드나우두 로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근절해야 할 범죄인 인종차별과 싸우는 게 우리 대표팀이 여기에 있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