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예인 병사 활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by김은구 기자
2013.08.08 09:19:15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4일 전역한 가수 KCM(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연예병사로 근무하던 가수 KCM이 4일 제대했다. 시행 16년 만에 폐지된 연예병사 출신의 마지막 전역자다.

‘연예병사’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홍보지원대에 선발돼 복무한 연예인 입대자들을 일컫는 용어다. 입대를 앞둔 많은 남자 연예인들은 인원이 한정된 홍보지원대 선발을 위해 입대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신경을 써왔다. 연예인들로 구성된 부대인 만큼 환경에 적응하기 쉽고 사회에서 해오던 것과 비슷한, 장병 사기 진작을 위한 공연과 국군방송 출연 등이 업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입대할 연예인들은 일반 사병과 동등한 조건에서 병과를 배치 받고 복무를 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홍보지원대 폐지로 연예인 출신 장병들을 활용해 국군이 얻게 되는 이점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병사들은 사회에서 닦은 능력을 군대에서 이어가기도 한다. 자신의 특기를 바탕으로 입대 지원을 할 때 주특기를 신청하기는 경우도 있다. 취사병, 운전병 등으로 차출되기도 한다.

연예인 출신 병사 역시 사회에서 쌓은 경력을 군대에서 활용할 수 있기는 마찬가지다. 연예인들의 존재는 군대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 강원도 27사단 수색대대에서 수색병으로 복무한 가수 김태우는 지난 2009년 전역 당일 군단장 표창과 사단장 표창 등을 받았다. 이처럼 연예인 출신 장병들이 병과와 관계없이 모범적으로 복무한 사례가 알려지면 청년들의 입대에 대한 거리낌을 줄일 수 있다. 각 군단과 사단에 있는 군악대는 부대 내 행사 외에 지역 주민을 위한 공연도 개최한다. 군악대에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 소속돼 있는 경우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군인들과 주민들의 친밀감도 상승한다고 한다.



물론 문제가 발생한 제도를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은 안될 일이다. 그렇다고 연예인들의 재능을 복무기간인 2년여 간 묻어만 두는 게 국가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하다.

연예병사의 제도는 없앴으나 그 취지를 살리는 게 필요한 이유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연예인 출신 사병을 사단, 군단 등에서 일반병으로 복무시키면서 예하 군부대 및 대민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착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부대 위문 공연은 장병들에게 활력을 주는 역할을 해왔다. 물론 초대 가수들도 있지만 연예인 출신 병사들을 활용할 만한 경우도 많다.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 평소에는 또 다른 특기를 살려 소총수, 운전병, 취사병 등으로 근무하다 필요한 때가 되면 무대에 오르는 걸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 이들의 복무 실태를 군대라는 조직의 체계 속에서 제대로 관리감독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도 있다. 상시적 신설이 문제였다면 비상시적으로 때와 장소에 맞는 연예인 병사의 차출 등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