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터럽, 매킬로이 꺾고 스코틀랜드 오픈 우승…‘디오픈으로 간다’

by주미희 기자
2025.07.14 09:48:45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서 시즌 2승
세계 2위 매킬로이와 동반 플레이 펼치고 우승
대체 대회 출전 위해 미국행 항공편 예약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디오픈 출전권 따내
2위 매킬로이 “트로피 놓친 것 빼면 모든 것 만족”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세계 랭킹 158위 크리스 고터럽(미국)이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꺾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90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크리스 고터럽(사진=AP/뉴시스)
고터럽은 14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고터럽은 공동 2위 매킬로이, 마코 펜지(잉글랜드·이상 13언더파 267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원래 고터럽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 챔피언십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체 대회 배러쿠다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비행기표를 끊었다고 한다. 디오픈에 출전할 자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그의 계획이 전면 수정됐다.

이번 대회는 디오픈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들에게 출전권을 주는 마지막 대회였다. 대신 상위 3명에 들어야 해서 출전권을 따내는 게 결코 쉽지 않았지만, 고터럽은 우승을 차지하며 디오픈 데뷔전을 위해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로 향하게 됐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은 오는 17일부터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여러분 앞에서 배러쿠다 챔피언십으로 향하는 미국행 항공편을 취소할 수도 있다”며 기뻐했다.

고터럽은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었다. 그동안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마지막에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제 목표는 끝까지 버티는 것이었고 정말 잘 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3월 머틀 비치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4개월 만에 통산 2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고터럽은 처음으로 세계 랭킹 50위 안에 진입해 49위가 됐다. 우승 상금은 157만 5000달러(약 21억 6000만원)다. 내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매킬로이의 PGA 투어 통산 30승 달성을 기대하는 갤러리들로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터럽이 매킬로이와 챔피언 조 맞대결을 펼친 끝에 우승해 감격을 더했다.

매킬로이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터럽은 한때 2타 차로 뒤졌지만 7번(파4), 8번홀(파4) 연속 버디로 앞선 뒤 10번(파5), 12번(파3) 징검다리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15번홀(파4) 보기로 1타 차로 쫓겼지만 16번홀(파5) 3m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크리스 고터럽(사진=AP/뉴시스)
매킬로이는 시즌 4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9번홀(파3) 이후 버디를 하나도 보태지 못 해 2타 차 2위(13언더파 267타)에 만족해야 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매킬로이는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하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평생의 목표를 이룬 그는 이후 무기력증에 빠진 듯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마스터스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뽐낸 데다가 고국에서 열리는 디오픈을 바로 앞둔 타이밍이어서 의미가 크다.

매킬로이는 “제 경기력에 정말 만족한다. 주말 경기력, 샷 감각, 볼 궤적까지 모든 게 좋은 한 주였다. 트로피를 놓친 것만 빼면 말이다”라며 “오늘 밤 포트러시에 도착해서 내일 아침 일찍 골프장에 나갈 생각에 기대가 크다”며 디오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니콜라이 호이가르(덴마크·12언더파 268타)와 공동 17위를 기록한 마티 슈미트(독일·6언더파 274타)가 디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다음주 디오픈 타이틀 방어를 앞둔 잰더 쇼플리(미국)가 나란히 공동 8위(9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김주형은 1타를 잃어 공동 17위(6언더파 274타), 김시우는 공동 34위(4언더파 276타)를 기록했다. 안병훈은 3타를 잃어 최하위인 79위(8오버파 288타)에 그쳤다.

로리 매킬로이(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