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러블리즈, 6년 전 '후' '화' 하며 일으킨 봄바람[김현식의 서랍 속 CD]
by김현식 기자
2024.04.07 12:30:00
| 러블리즈 ‘치유’ 쇼케이스(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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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걸그룹 러블리즈가 2018년 4월 발매한 4번째 미니앨범 ‘치유’(治癒)입니다. 러블리즈가 앨범 발매 당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언론 쇼케이스를 열었을 때 받은 CD입니다.
‘치유’는 러블리즈가 봄 시즌을 겨냥해 선보인 앨범입니다. 멤버들은 쇼케이스 당시 러블리즈를 ‘봄과 잘 어울리는 팀’이라고 소개하면서 “많은 분을 치유해드릴 음악을 준비했다”고 밝혔었죠.
앨범에는 ‘치유’, ‘그날의 너’, ‘미묘미묘해’, ‘템테이션’(Temptation), ‘수채화’, ‘샤이닝스타’(SHINING★STAR) 등 총 6개의 트랙을 수록했는데요. 앨범의 타이틀곡으로는 살랑이는 봄바람과 잘 어울리는 곡인 ‘그날의 너’를 택했습니다.
‘그날의 너’는 ‘아츄’(Ah-Choo)와 ‘지금, 우리’를 잇는 러블리즈 특유의 깨끗하고 순수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인트로곡이자 1번 트랙인 ‘치유’와 이어지는 곡으로 두 곡의 음악 작업은 모두 프로듀싱팀 스윗튠이 담당했습니다. 이별 후의 애틋한 감정을 그린 곡이라 이전 발표곡들에 비해 한결 더 성숙한 감성을 표현한 멤버들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습니다.
눈이 퉁퉁 부을 만큼 펑펑 울 정도로 힘든 이별을 겪은 뒤 상처가 아물었다고 느껴지는 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노랫말이 특히나 돋보이는 곡입니다. 앨범 발매 당시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사랑은 달콤하고 쓰라리며, 떨리는 봄밤의 꿈 같은 것’이라는 문구로 ‘그날의 너’를 소개했습니다.
‘그날의 너’는 ‘코 끝에선 화~’ ‘입안에선 후~’라고 외치는 후렴구의 임팩트가 강렬한 곡이기도 한데요.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외치는 ‘화’와 ‘후’가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을 뜻하는 ‘화후’(花候)를 의미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그런가 하면 후렴구 가사가 민트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많은데요. 그래서 ‘그날의 너’는 ‘민트 초코송’이란 애칭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수록곡 중 ‘미묘미묘해’는 좋아하는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다가도 막상 알게 될까봐 걱정하는 미묘한 감정을 담아낸 곡입니다. 멤버들의 귀여운 목소리, 다채로운 구성과 전개방식이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템테이션’은 수록곡 중 가장 성숙미 넘치는 곡입니다. 러블리즈와 데뷔 때부터 호흡을 맞춘 다빈크가 작업을 맡아 어른으로 성장할 때의 느낌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또 다른 수록곡 ‘수채화’는 ‘수채화처럼 그대가 내 마음에 번진다’는 서정적인 가사와 그에 걸맞은 멜로디가 어우러진 곡입니다. 러블리즈표 소녀 감성을 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수록곡인 ‘샤이닝스타’는 BPM이 무려 190에 달하는 경쾌한 분위기의 고백송인데요. 요즘 여러 K팝 아이돌 그룹들이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스타일의 곡이라 재조명 받는다면 차트 역주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러블리즈는 ‘치유’를 내면서 멤버 8명이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보컬리스트라는 점을 팀의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음악으로 힐링을 주고 떠나는 ‘천사 같은 러블리즈’가 되겠다는 활동 각오를 밝혔고요.
러블리즈 멤버들은 2021년 11월 울림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이후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최근 진을 제외한 멤버 7명이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동반 출연해 반가움을 안겼습니다. 러블리즈는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프로젝트인 ‘같이 놀아 봄’ 콘서트 라인업에 오르게 됐는데요. 데뷔 10주년을 맞은 2024년에 다시 뭉치게 된 러블리즈가 어떤 무대로 대중의 마음을 또 한 번 ‘치유’하며 ‘힐링’을 전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