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통해 본 '볼티모어 메디컬'의 오해

by정철우 기자
2015.12.24 06:00:00

정대현.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김현수가 볼티모어 유니폼을 공식적으로 입은 모습을 보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22일이면 발표가 날 거라 예상했지만 며칠 뒤로 미뤄졌다.

볼티모어 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스터 정리 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볼티모어 구단의 깐깐한 메디컬 테스트가 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김현수의 공식 발표 지연을 이야기 하며 볼티모어 구단이 메디컬 테스트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메이저리그서 손 꼽힐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따진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메이저리그도 구단별로 차이가 있다. 이와쿠마가 LA 다저스와는 메디컬 테스트 후 계약이 불발됐지만 시애틀과는 계약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에서다. 어찌됐건 볼티모어는 그 중에서도 깐깐하기로 상위권에 속하는 팀이라고 현지 언론은 소개했다.

그렇다보니 김현수가 혹시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볼티모어가 메디컬 테스트를 이유로 김현수의 몸값을 깎으려고 할 수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지나친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볼티모어의 메디컬 테스트를 경험한 정대현의 사례에 비춰보면 볼티모어의 메디컬 테스트에 대해 지나친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음을 알 수 있다.

정대현도시 볼티모어와 계약 기간, 연봉에 대한 합의를 한 뒤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문제는 그가 B형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정대현도 이를 알고 있었다. 전염성이 없는 항체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을 뿐이다.

볼티모어도 어떻게든 정대현을 입단시키려 했었다. 하지만 정작 브레이크를 건 것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었다. 사무국은 B형 간염 보균자의 계약을 승인할 수 없다며 계약서를 돌려보냈다.

정대현도 처음엔 구단이 반대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오해를 했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판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정대현은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계약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몸값도 낮추는 제안을 구단에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끝내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볼티모어 구단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정대현에게 치료 병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나섰다. 미국에서 간염 치료에 가장 빼어난 병원이라고 했다.

다만 완치가 돼야만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정대현 입장에선 치료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계약 상태로 시간을 계속 보낼 수는 없었다. 정대현이 눈물을 머금고 국내 유턴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대현은 “볼티모어 구단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가지고 내 몸값을 깎으려 하거나 하지 않았다. 구단은 끝까지 계약을 하고 싶어했다. 다만 완치가 돼야 승인이 나는데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을 뿐이다. 요즘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사실처럼 알려지고 있어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