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순이 세무조사 이유.."차명계좌 탓" 주장 나와

by조우영 기자
2013.03.07 09:36:55

인순이와 소송 중인 박모씨, 본지 단독 인터뷰서 주장
인순이 측 반론.."억울하지만 소송 끝난 후 다 밝히겠다"

인순이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가수 인순이(56)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 조사 이유가 약 30억원 상당의 출처 불명 자금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금액은 차명계좌 등을 통해 오갔다는 의혹도 나왔다.

인순이와 소송 중인 박모씨는 이데일리 스타in과의 단독 인터뷰서 “남의 일에 끼어들기 싫어 ‘과세 당국에서 알아서 조사하라’고 출석하지 않았으나 인순이가 계속 이런 식으로 언론에 거짓말을 하면 국세청 조사에 응해 모든 자료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박씨와 인순이의 금전 거래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서 통신사 뉴시스는 인순이가 소득을 축소 신고해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포착, 조사 중이라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인순이의 불법의심 거래액은 50억원 이상이라고도 뉴시스는 기술했다. 이를 두고 인순이 측은 “가수 최성수의 부인 박 모씨와 법정 공방 중인 사건에 얽힌 과정이 와전됐으리라 본다”고 반박했던 터다.

지난해 12월17일 서울고검 형사부는 고급 빌라 투자 등 사업 명목으로 인순이에게서 총 23억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를 받은 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인순이는 지난해 11월 박씨를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나 검찰에서 박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인순이는 이 사건을 서울고검에 항고해 6일 첫 재판이 열렸다. 박씨는 “법정에서 무고함을 밝혀 무죄 확인 시 (인순이에게) 별도의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반박한 상태다. 국세청 조사가 이 사건의 일환이란 게 인순이 측 설명이다.

박씨는 이같은 인순이 측의 해명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인순이가 박씨 사건과 별개로 지난해 10월 초께 국세청 조사를 받은 것이 사실이며, 그 역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아서다

박씨는 그간 인순이와 소송까지 번진 악연의 내막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인순이 측에 도덕적·법적 결함이 지적될 만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이데일리 스타in은 박씨의 주장을 토대로 그가 제시한 증빙 서류 등을 확인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일단 인순이의 이번 세무 조사는 박씨 사건과 관련이 전혀 없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박씨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면서 석연찮은 인순이의 자금 흐름이 포착됐고, 이에 대해 박씨 사건과 별도로 국세청에 고발이 이뤄졌다.



박씨는 인순이와 관계가 틀어진 배경도 이러한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인순이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총 9차례에 걸쳐 나에게 건넨 50억원 중 약 30억원 이상이 (시어머니·남편 등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돈이거나 현찰이었다. 깨끗한 돈이면 왜 본인의 계좌를 사용하지 않았겠는가. 또 나는 이후 이 돈을 2009년에 다 갚았다. 50억원이 와서 총 76억원(앤디 워홀의 그림 2점과 현금 5억)이 갔다. 이를 인순이가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인순이는 내게 ‘자금 출처가 없으니 그림 2점(시가 50억원)에 대한 대물변제약정을 16억원에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내가 거절했다. 나는 법인통장을 통해 적법한 거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잘못될 경우 증여세를 물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순이와 사이가 벌어졌다. 그 뒤 2년 3개월이 지나서 인순이는 내가 돈을 변제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며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어이가 없다. 법원 판결 후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인순이의 세금 탈루 혐의를 국세청이 조사하는 것이다.”

박씨는 공증까지 받은 채무부존재확인서와 대물변제약정서·거래내역서 등 서류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박씨는 또 자신이 피소당한 사실 자체도 억울하지만 가수인 남편의 이름이 계속 언급되는 점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박씨는 “인순이에 대한 비리 혐의와 의도적으로 남편의 이름을 넣어 명예를 훼손한 점, 반드시 법적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주장에 대해 인순이 측의 반론을 들었다. 인순이 측은 이와 관련해 “우선 좋지 않은 일들로 인해 심려끼쳐 죄송하다”면서 “박씨와의 소송이 끝나고 나서 팬분들께 소상히 밝히겠다. 우리 측도 여러 증거들을 확보한 상태지만 현재로선 모든 게 조심스럽다. 양해 부탁 드린다”고 말을 아꼈다.

인순이 측은 박씨 주장에 분명 억울한 부분이 있으나 양자 간에 소송 중인 사건을 악용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인순이는 이미 2008년에도 한 차례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해 세금의 상당 부분을 빠뜨린 사실이 적발돼 9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 같은 사실이 3년이 지난 2011년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인순이는 “세무 관계에 대한 무지로 발생한 일이다. 의도적인 누락은 아니었다. 2008년 이후부터 성실하게 신고하고 있다”고 했다.

인순이는 1978년 여성 트리오 ‘희자매’로 데뷔해 1980년대에 솔로로 전향한 뒤 ‘밤이면 밤마다’, ‘친구여’(with 조PD), ‘거위의 꿈’(원곡 카니발) 등을 히트시켰다. 그는 국가청렴위원회가 지난 2007년 국민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청렴한 이미지의 연예인’으로 꼽히기도 했다.